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14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15일 0시부터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에서 2.5단계로 올린다. 지난 1일부터 2주 동안 2단계로 올렸지만 추가 확진자가 줄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병상 부족에 대비해 대학 기숙사와 민간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14일 “부산시는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고 추가적인 방역강화 조처를 시행해왔지만 뚜렷한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수도권을 빼면 하루 확진자 발생 추이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부득이 15일 0시부터 28일 자정까지 부산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에서 2.5단계로 격상한다. 이 기간 집합금지명령을 어기면 접촉자 진단검사비, 치료비용 등 광범위한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니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부산시 생활방역위원회는 2.5단계를 건너뛰어 3단계로 격상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해 2.5단계로 정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달 23일부터 하루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를 이어가자 1일 0시부터 14일 자정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면서 3단계 방역수칙 일부를 적용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14일에도 오전까지 4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하루 확진자 수가 22일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추가 확진자는 658명 발생했다. 부산에서 첫번째 확진자가 나온 2월21일부터 14일 오전까지 발생한 전체 확진자 1290명의 51%다.
부산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로 올라가면서 2단계 때 집합이 금지된 유흥시설 5종에 더해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노래연습장, 실내스탠딩공연장의 집합이 금지된다. 식당은 종전처럼 밤 9시부터 포장과 배달만 할 수 있다. 카페는 영업시간 내내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영화관, 피시방, 오락실·멀티방, 학원·교습소·직업훈련기관, 독서실·스터디카페, 워터파크, 놀이공원, 이·미용업, 매장면적 300㎡이상의 상점·마트·백화점 등 일반관리시설 14종은 밤 9시부터 운영을 중단한다. 결혼식과 장례식을 포함해 50인 이상 모임과 행사가 금지되며, 종교기관은 비대면 집회를 해야 하고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는 20명까지 허용된다. 다양한 동호회 모임과 요양시설 종사자들의 사모임 참석도 금지된다. 고등학교는 2단계까지 전교생의 3분의 2 등교가 가능했지만 2.5단계에선 3분의 1까지만 허용된다.
부산의료원에 코로나19 환자가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확진자를 치료할 두번째 생활치료센터를 14일 개소했다. 두번째 생활치료센터는 부산 기장군의 비엔케이(BNK)연수원으로, 75명까지 입소할 수 있다. 부산시는 이날 경증 환자 21명을 비엔케이연수원에 보냈다.
부산시는 세번째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기 위해 대학 기숙사와 기업체 연수원을 물색하고 있다. 시설 소유주가 거부하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긴급동원명령 등 강제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 부산대병원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도 코로나19 환자를 입원시키기 위해 일반환자를 퇴원시키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지금 상황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는 물러날 곳도 없다. 이 상황이 지속한다면 모든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을 멈추게 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불요불급한 행사와 모임은 취소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저부터도 연말연시 각계각층이 주관하는 모임과 행사에는 일절 참석하지 않겠다. 조금만 더 인내와 의지를 갖고 다 같이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