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부산의료원에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 사상구 반석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44명이나 발생했지만 감염경로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8일 부산시 말을 종합하면, 반석교회 교인 64명을 전수 검사했더니 35명이 확진됐다. 양성 판정률이 54.6%여서 교인 2명 가운데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또 감염된 교인들한테서 추가 감염된 사람이 9명이다.
역학조사에서 반석교회 관계자들은 “목사님은 설교할 때만 마스크를 벗었고 교인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교회 내 소모임을 하거나 교회 식당에서 대면식사도 하지 않았다. 성가대도 운영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같은 방식으로 집회를 하는 대다수 교회에서도 확진자들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부산시 역학조사팀 관계자는 “예배시간에 마스크를 썼는데도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소규모 교회에서 마스크를 써도 좁은 공간에서 설교하면 침방울(비말) 때문에 집단 감염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도 수많은 소규모 교회에서 매주 반석교회보다 더 비좁은 예배당에서 마스크 방역수칙을 따르며 집회를 열고 있지만 집단감염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반석교회 예배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았거나 방역이 제대로 되지 않은 마스크를 착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이 힘을 얻는다.
의심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대목은 예배 뒤 김밥을 먹었다는 진술이다. 반석교회 쪽은 모여서 김밥을 먹지 않고 개별로 먹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좁은 실내에서 말을 하지 않고 식사를 해도 감염된다는 말인데 부산시는 이를 의심한다. 부산시 역학조사팀 관계자는 “정말 김밥을 철저히 혼자서 먹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밥을 여럿이 앉아서 먹었다면 침방울(비말)이 튀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석교회 지표환자인 최초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양성 판정을 받은 부산 786번째 확진자다. 그는 가족인 서울 광진구 173번째 확진자와 지난달 19일 가족모임을 하면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서울 광진구 173번째 확진자는 서울 강서구 댄스교습소 접촉자다. 당시 가족모임을 함께 했던 부산 786번째 확진자를 포함한 6명이 감염됐다. 부산 786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22일 반석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지난달 30일부터 8일 오전까지 반석교회 교인 34명과 2차 감염자 9명이 발생했다.
한편, 부산에선 8일 0시부터 정오까지 18명의 확진자가 나와 지난달 23일부터 16일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로써 부산의 누적 확진자는 1056명이다. 학장성심요양병원 입원환자 2명과 접촉자 1명 등 3명이 추가 발생해 이 요양병원의 누적 확진자는 입원환자 6명과 직원 11명, 접촉자 4명 등 21명이다.
부산 919번째 확진자와 관련한 감염경로는 밝혀졌다. 서울 관악구 확진자와 김포~김해노선 비행기에서 접촉했던 부산 919번째 확진자와 부산 남구 문현동 현대떡방앗간에서 접촉한 14명이 확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방앗간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이웃끼리 담소를 자주 나누면서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 이들한테서 2차 감염된 3명을 더하면 현대떡방앗간 관련 확진자는 17명이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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