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료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1월 마지막주 주말에도 무섭게 늘었다. 확진자들이 입원할 병상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부산시가 대구시에 병상 협조를 요청했다. 또 확진자들과 접촉해 현재 자가격리 중인 사람이 6천명을 넘었다.
부산시는 29일 “전날 21명에 이어 이날 5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80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초연음악실 관련 확진자는 117명이다. 초연음악실 이용자 27명과 2~4차 감염자 90명이다. 최초 감염자가 누군지는 여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초연음악실 관련 접촉자는 29일 오후 1시 기준 3925명인데, 3731명이 검사를 받았고 2006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접촉자와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초연음악실 관련 2~4차 감염자 90명의 주요 감염경로를 보면, 초연음악실 이용자인 65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동구 현대피트니스센터발 확진자가 42명이나 된다. 먼저 현대피트니스센터를 방문한 9명이 27~29일 2차 감염됐다. 2차 감염자 9명 가운데 5명과 접촉한 콜센터 5명과 부산진구청 직원 1명, 가족 3명 등 10명이 28~29일 3차 감염됐다. 이어 현대피트니스센터를 방문했던 배우자(2차 감염자)한테서 감염된 737번째 확진자(3차 감염자)가 수업했던 수영구 글로벌국제학교 학생 8명과 금정고 1학년 13명·행정실 직원 1명 등 14명도 29일 확진됐다. 두 학교의 감염자는 22명인데 모두 4차 감염자다. 금정고 2·3학년 400여명의 검사 결과는 30일 나올 예정이다.
동구 인창요양병원에서도 초연음악실 관련 확진자가 13명이 나왔다. 초연음악실 2차 감염자인 직원(672번째 확진자)이 25일 확진 판정을 받고 전수검사를 했는데 26~29일 동일집단격리 중인 입원환자 12명이 확진됐다.
초연음악실이 아닌 집단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연제구의 교회에선 694번째 확진자가 26일 처음 확진된 이후 29일까지 15명이 확진됐다. 10명은 교인이고 5명은 소방서 직원인 교인의 동료다. 교인들은 예배가 끝나고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등 소모임을 했다고 한다.
부산시는 당분간 하루 확진자 수가 두자릿 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확진자들과 접촉한 자가격리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오후 1시 기준 자가격리 중인 사람은 확진자의 접촉자 3419명과 입국자 3280명 등 6699명인데 전날에 견줘 하루 만에 1245명이나 늘었다. 확진자의 접촉자가 하루 만에 1259명이나 증가한 반면 입국자는 14명 줄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갑자기 급증하면서 확진자를 입원시켜 치료하는 병상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산의료원·부산대병원 등 부산시내 병원에 입원하고 있거나 입원할 예정인 확진자는 부산시가 관리하는 169명과 국립검역소가 치료를 요청한 14명, 다른 지역에서 확진된 7명 등 190명 가운데 마산의료원 등 다른 지역 병원에 입원한 3명을 뺀 187명이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현재 병실이 포화상태다. 부산의료원에 73병상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대구시에는 병상 협조를 요청했다. 무증상 또는 증상이 가벼운 확진자는 경남 사천시의 부산·경남 공동 생활치료센터로 옮길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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