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들을 집까지 태워주는 부산역 앞 두리발. 부산시 제공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했다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부산에 수도권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해 지난달 만덕동을 전국 첫 특별방역구역으로 지정했던 부산시는 하루 100명 이상 확진자가 쏟아지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발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일 부산시 집계를 보면, 지난달 13일 북구 요양병원 종사자를 시작으로 지난 10일까지 86명의 입원환자·직원·2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13일까지 32일 동안 부산에서 123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가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동안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 동안 1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11명이 수도권발이었다. 먼저 17일 서울 송파구 436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부산 해운대구 가족 2명이 자가격리 중 확진됐다. 이어 18일 서울 강서구 390번째 확진자를 만난 부산 강서구의 지인 2명이 감염됐다. 서울 제약회사 본사 회의에 참석했다가 확진된 부산 602번 확진자의 가족 1명도 18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19일엔 서울과 인천을 출발해 부산에 16일 가족여행을 왔던 일가족 5명이 증상을 느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20일엔 경기도 성남시의 확진자와 부모님 제사에서 접촉해 자가격리 중이었던 부산 동구 주민 1명이 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확진됐다.
20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최근 타지역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확진자의 부산 방문 동선이 많다. 접촉자가 파악되어 업소명은 공개하지 않지만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해운대, 기장, 광안리, 서면 등이 많다. 시민분들께서는 식당, 카페 등을 이용할 경우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하루 100명 이상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고 있는 서울을 오가는 직장인과 늦가을 주말을 맞아 부산에 여행을 오거나 가족을 만나러 오는 사람이 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발 지역감염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부산시는 연말까지 주말마다 수도권 관광객 방문이 급증하는 해운대·광안리·서면 등 유명 관광지의 관광명소와 맛집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해서 마스크 착용, 출입자명부 작성 등 핵심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곳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수도권에서의 방문자로부터 지역 내 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전국적인 감염확산세를 고려하면 부산도 언제든지 거리두기 격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부담은 물론이고, 영업 재개로 조금씩 희망을 이어가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이 다시 생업에 지장을 받게 될 것이 자명하다.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으로 거리 두기 단계를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이에 감염 재확산에 대비하여 선제로 비상 방역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업주분들께서는 방역수칙을 준수해 영업해주시기 바라며, 시민 여러분께서는 모임과 회식을 가급적 자제하고 집에서 가족분들과 함께 연말연시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