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인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도 선수 왕기춘(32)씨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2부(재판장 이진관)는 20일 왕씨에게 6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8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의 취업제한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 다만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으면서 합의를 종용하기까지 했다”며 “피해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어 이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판결했다.
왕씨는 자신의 체육관에 다니는 미성년자 2명을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등으로 지난 5월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왕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면서 “(피해자와) 연애감정이 있었고 합의하고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한 뒤 일반 형사재판을 진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결심공판에서 왕씨에게 9년의 징역형을 구형한 바 있다.
왕씨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73㎏급에서 은메달을 땄다. 하지만 그는 2009년 10월17일 새벽 경기 용인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22살 여성의 뺨을 때려 경찰에 입건됐다. 또 2013년 12월10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뒤 휴대전화를 쓰다가 적발돼 8일 동안 영창징계를 받고 퇴소하기도 했다. 2014년 5월30일에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용인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이유 없이 폭력을 가했다면 안타깝지만,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죠”라는 댓글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왕씨는 서울체육고와 용인대를 졸업했다. 왕씨는 2016년 은퇴한 뒤 그해 별다른 연고도 없는 대구 수성구 욱수동에 ’왕기춘 간지 유도관‘을 열어 운영했다. 또 2017년부터는 유튜브에서 유도 채널을 운영해왔다. 대한유도회는 지난 5월 왕씨를 영구제명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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