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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동군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세 시간만에 번복한 이유

등록 2020-11-19 15:21수정 2020-11-19 15:48

중대본, 기초지자체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19일에야 마련
윤상기 경남 하동군수는 지난 18일 하동군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를 하고 채 3시간도 지나지 않아 2단계 격상이 아닌 ‘2단계 수준 격상’으로 조정했다. 기초지자체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동군 제공
윤상기 경남 하동군수는 지난 18일 하동군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를 하고 채 3시간도 지나지 않아 2단계 격상이 아닌 ‘2단계 수준 격상’으로 조정했다. 기초지자체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동군 제공

지난 18일 오전 11시20분. 윤상기 경남 하동군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하동군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다”라고 발표했다. 1단계에서 1.5단계를 건너뛴 채 단계를 강화한 것이다. 하동군이 이런 발표를 한 것은 17∼18일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난 탓이었다. 인구 4만5천여명의 하동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뒤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지만 이틀 새 학교와 학원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 학생과 교사 1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하동군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가 아닌 ‘2단계 수준’으로 강화한다고 고쳐 발표했다. 세 시간도 채 안 돼 윤 군수의 발표를 바로잡은 것이다.

혼선이 일어난 것은 기초지자체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없기 때문이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하동군의 ‘2단계 격상’ 발표에 깜짝 놀라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본은 지난 7일부터 1→1.5→2→2.5→3단계로 이뤄진 5단계 방식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전국을 수도권·충청권·호남권·경북권·경남권·강원·제주 등 7개 광역권역으로 나눠 기준을 정했을 뿐, 전국 226개에 이르는 기초지자체에 대한 기준은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1단계에서 1.5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충남 천안·아산, 강원 원주, 전남 순천·광양·여수 등 기초지자체는 모두 별도의 기준이 없어 광역지자제, 중수본 등과 협의해서 단계를 높였다.

세밀하지 못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의 허점을 발견한 중대본은 19일 부랴부랴 기초지자체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마련했다. 새 기준은 인구 10만명을 기준으로 미만인 지역과 이상인 지역으로 달리 마련됐다. 인구 10만명 미만 지역은 일주일 동안 추가 확진자가 15명을 넘기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높인다. 일주일이 지난 다음 한 주 동안 30명 이상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2단계로 더 높인다.

인구 10만명 이상 지역에선 일주일 동안 인구 10만명당 7명 이상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1.5단계로 높인다. 1.5단계로 높이고 일주일 뒤 또다시 한 주 동안 인구 10만명당 14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면 2단계로 더 높인다. 다만, 인구와 상관없이 여러 집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이 나오면 이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단계를 높일 수 있다. 아울러 기초지자체가 단계를 조정하려면 먼저 광역지자체와 협의하고, 광역지자체는 중수본과 협의해 실시한 뒤 중대본 회의에 사후 보고하도록 했다. 기초지자체 가운데 인구 10만명 미만 지역은 전체의 40.2%인 91곳이다. 이 가운데 51곳은 하동군처럼 인구 5만명 이하 지역이다.

중대본은 “인구 규모가 작은 시·군·구일수록 한두개의 집단감염에도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통일된 기준이 없다 보니 일부 기초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고 있다”라며 “기초지자체의 인구 규모와 집단감염 발생 양상 등을 고려해 전국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동군과 강원 철원군, 전남 목포시 등은 이날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단계를 1.5단계로 올렸다. 이미 자체적으로 1.5단계를 발령했던 경남 창원시는 20일 공식적으로 1.5단계로 격상할 예정이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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