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경북 구미시 환경자원화시설에서 경북소방본부가 나흘째 화재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지난 9일 일어난 경북 구미시 환경자원화시설 화재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이 곳에는 매일 처리용량을 넘는 쓰레기가 들어와 2만t에 이르는 ‘쓰레기 산’이 쌓여있다가 결국 불이 났다.
구미시 산동면 백현리 산 177-1에 있는 환경자원화시설에서 처음 불이 난 것은 지난 9일 오후 2시51분께였다. 당시 경북소방본부는 1시간40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하지만 이틀 뒤인 지난 11일 밤 11시17분께 다시 불길이 치솟았다. 속 불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경북소방본부는 16일에도 소방인력 90여명과 펌프 등 장비 40여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이 이어지고 있다. 불이 난 환경자원화시설은 구미 전 지역에서 수거한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이다. 구미시는 2011년 1월부터 업체 2곳에 운영을 맡겼다. 시설에는 소각시설, 매립시설, 재활용시설 등이 있다. 소각시설에는 하루 폐기물 100t씩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로 2기가 있다. 또 6만8천㎡ 규모의 매립시설과 하루 50t을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시설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처리 능력을 넘어서는 폐기물이 들어오며 발생했다. 이 시설은 모든 폐기물을 소각해 타고 남은 재를 매립하는데 하루 200t만 소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에는 하루 평균 일반폐기물 175t, 재활용폐기물 25t, 대형폐기물 20t 등 모두 220t 이상이 반입됐다. 결국 이 시설은 일반폐기물과 태워야 할 재활용폐기물만 소각했다. 이 때문에 대형폐기물은 한쪽에 ’ㄱ ‘자 모양으로 쌓여만 갔다.
구미시 관계자는 “애초 계획과 달리 단독가구가 많아졌고 배달문화가 생겨나며 폐기물 반입량이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폐기물 반입량이 5% 정도 늘어나 대형폐기물은 태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북소방본부는 중장비 등을 이용해 쌓여있던 폐기물 2만t 가운데 1만3천t을 불이 난 지점에서 분리해 연소 확대 방화선을 쳤다. 이어 남은 7천t의 폐기물을 뒤집으며 물을 뿌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화재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염수 유출 방지 대책을 세우는 등 비상이 걸렸다. 현재 이 시설에서 서쪽으로 3~4㎞ 떨어진 곳에는 아파트 등 주거밀집지역이 있어 악취와 연기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남화영 경북소방본부장은 “폐기물 화재의 경우 자연발화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진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며 “소방공무원과 유관기관의 공동 대응을 통해 화재현장 주변 지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화재 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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