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익 교수(앞줄 가운데) 연구팀. 유니스트 제공
‘나비처럼 날던’ 전설의 프로 복서 무하마드 알리도 피하지 못했던 ‘파킨슨병’. 국내 연구진이 근육이 마비되거나 경련으로 몸의 움직임이 둔화하는 이 퇴행성 뇌 질환을 치료할 새로운 단서를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은 12일 생명과학과 김재익 교수팀이 뇌 속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세포 내 단백질 변형과정의 하나인 오글루넥당화 활성화를 통해 파킨슨병의 운동이상증을 정상 수준에 가깝게 완화할 수 있음을 동물실험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유니스트는 “오글루넥당화가 도파민 신경세포의 기능과 사멸에 관여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학·중개신경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브레인> 11월9일치에 공개됐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뇌 속 도파민 신경세포가 죽어 근육의 움직임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줄어든다. 현재 파킨슨병 치료는 도파민을 보충해 운동이상증을 치료하는 대증요법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김 교수 연구팀은 도파민 신경세포 조기사멸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돼온 단백질의 과도한 인산화를 오글루넥당화 활성화를 통해 억제할 수 있음을 밝혀내, 근본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오글루넥당화가 신경세포와 신경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됐는데, 뇌 안의 다양한 신경세포 중 도파민 신경세포에 작용하는 오글루넥당화의 새로운 역할을 밝혀냈다. 최근 난치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의 신경세포 조기 사멸 원인으로 단백질 과인산화가 지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오글루넥당화로 과인산화를 억제해 근본적인 퇴행성 뇌 질환 치료 가능성을 보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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