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하우스 1층 앞 야외마당에서 열린 ‘차이와 공존’ 전시회에서 한 시민이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말한 평화의 음성 파형을 본뜬 조형작품에 글을 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말한 ‘평화’ 음성 파형의 생김새는 어떻게 다를까.
11일 ‘2020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 하우스 1층 앞 야외마당에선 국제심포지엄의 딸린 행사인 ‘차이와 공존’ 전시회가 열렸다. 가장 인기를 끈 것은 2018년 4월 판문점선언에서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말한 ‘평화’의 음성 파형을 본뜬 조형작품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조형작품은 모양새가 달랐지만 나란히 세워졌다. 함께 손을 잡고 공존해 나아가자는 뜻이었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하우스 1층 야외마당에서 진행 중인 ‘차이와 공존’ 전시회 모습.
국제심포지엄 참가자들은 조형작품에 컬러펜으로 각자 생각하는 평화의 뜻과 메시지를 썼다.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조각에 ‘평화 선도도시 부산’이라고 적었다. 박 부시장은 “부산시민의 평화와 번영의 염원을 담아 글을 남겼다. 부산이 평화 도시로 우뚝 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형작품 옆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이 말한 ‘평화’ 음성 파형을 본떠 만든 38㎝ 길이의 조형작품이 나란히 설치됐다. 한국, 북한, 미국, 중국 등 4개국이 함께 ‘한반도 평화공존’ 메시지를 표현한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은 “조각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정치적 의미와 각국 지도자의 이미지를 종합하면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흥미로운 전시”라고 말했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하우스 1층 야외마당에서 진행 중인 ‘차이와 공존’ 전시회 모습.
시민 등 120명이 참여한 디지털 프린팅 전시물 ‘공존의 평화 나무 만들기’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참여자 120명이 말한 ‘평화’ 음성 파형을 A4용지로 인쇄한 뒤 벽에 붙여 ‘피스’(PEACE)를 표현한 작품이다. 관람객은 직접 ‘평화’ 목소리를 녹음한 뒤 출력한 자신의 음성 파형을 벽에 붙일 수 있다. 음성 파형은 참가자들의 목소리 크기에 따라 달랐고 음성 파형의 색깔은 참가자들이 지정해 알록달록한 물감으로 그린 그림을 연상시켰다.
이 전시회를 기획한 콴 리 작가는 “사람은 모두 다르다. 사람마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함께 살아간다. 평화에 대한 생각과 바람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이들이 말하는 ‘평화’ 음성 파형과 생김새도 모두 다르다. 그렇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가자는 뜻을 담아 표현했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