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저녁 7시30분께 부산 해운대경찰서 주차장에 한 차량이 길을 가로막은 채 정차돼 있었다. 근무 중인 경찰들이 이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를 참지 못해 차량 운전자를 찾아 나섰다.
경찰서 안을 수색하던 한 경찰관이 때마침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던 30대 ㄱ씨와 마주쳤다. ㄱ씨한테서 술 냄새가 났다. 경찰은 음주 여부를 물었고, ㄱ씨는 “8시간 전 술을 조금 마셨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 잠시 들렀다”고 답했다. 경찰은 곧바로 ㄱ씨의 음주 측정을 했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정지(0.03%~0.08%) 수준이었다.
경찰은 곧바로 그의 음주운전 여부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ㄱ씨의 차량 앞쪽 범퍼가 부서진 것도 확인했다. 경찰은 각 경찰서에 교통사고 접수 여부를 확인했고, ㄱ씨가 경남 창녕군에서 신호위반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달아난 사실도 추가로 파악했다. ㄱ씨는 경찰에서 “바다를 보고 싶어 무작정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음주 뺑소니 교통사고를 낸 ㄱ씨가 남해고속도로를 통해 달아났고, 해운대경찰서까지 60㎞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ㄱ씨를 경남 창녕경찰서로 인계할 예정이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