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만덕동의 해뜨락 요양병원. 김광수 기자
14일 하루 만에 5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해뜨락 요양병원의 환자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13일 확진된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확진자 53명 가운데 80%이상이 병원 2층에 입원했거나 근무했다. 부산시는 14일 코로나19 상황보고 비대면(온라인) 브리핑에서 해뜨락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입원 환자의 절반 가량이 치매 증상으로 인지력이 떨어지는 분들이어서 마스크를 잘 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병원 쪽도 같은 이유로 환자의 마스크 착용이 어려웠다고 역학조사에서 진술했다. 환자들이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중증인 환자들도 코로나19 증상을 제대로 말하지 못해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던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면밀히 살펴야 하겠지만, 병원 안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조사팀을 꾸려 이 요양병원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정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요양병원에서 이날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직원은 모두 53명인데, 43명이 병원 2층에서 나왔다. 확진된 직원 11명 가운데 10명이 2층에서 일했고, 확진된 입원환자 42명 가운데 33명이 2층 병실에 입원한 환자다. 부산시는 “2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이유는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감염경로도 오리무중이다. 이 병원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는 50대 간호조무사인 부산 485번째 확진자다. 그는 방역당국 역학조사에서 “지난 7일 온종일 입원환자(지난 12일 사망·사후 확진 판정)를 돌본 뒤 다음날 오후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술했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지난 3월 이후 면회가 금지됐기 때문에 출·퇴근한 병원 직원들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확진자들의 동선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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