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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명 감염’ 병원에 방역직원 몰리자…주민들 “아이고, 큰일났네”

등록 2020-10-14 13:57수정 2020-10-14 16:00

‘집단감염’ 부산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 가보니
모든 직원·환자 건물 머무는 동일집단격리
전국 최초 동단위 특별방역 해제 이틀 전
14일 오후 1시까지 53명 확진 발생 충격
13일부터 14일 오후 1시까지 5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 부산시는 해당 병원에 대해 직원과 환자가 외부로 나가지 못하는 동일집단격리(코호트격리) 조처를 했다.
13일부터 14일 오후 1시까지 5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 부산시는 해당 병원에 대해 직원과 환자가 외부로 나가지 못하는 동일집단격리(코호트격리) 조처를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교?”

14일 오후 1시까지 코로나19 확진자 53명이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 앞을 지나던 한 주민은 오전 11시께 녹색 옷을 입은 보건당국 관계자가 차량에서 내리자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이 관계자는 주민한테 “오늘 이 동네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서 긴급 방역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주민은 “아이고. 큰일났네”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금 뒤 소독약을 실은 방역차량 5~6대가 올라왔다. 방역직원들은 소독약을 해뜨락 요양병원 밖과 안에 뿌렸다. 3층 건물 2채로 이뤄진 해뜨락 요양병원 문은 굳게 닫혔고 일부 병실에서 불빛만 보였다. 해뜨락 요양병원 주변엔 많은 취재차량이 주차했고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해뜨락 요양병원은 만덕터널 남해고속도로 방면 왼쪽 쇠미산 기슭에 있었다. 2013년 38병실 179병상의 허가를 받았다.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중풍·치매·뇌졸중 등을 앓고 있는 60~80대 165명이 입원했고 의사·직원 등 병원 종사자 99명이 근무했다.

해뜨락 요양병원에서 첫번째 확진자는 13일 나왔다. 50대 여성 간호조무사가 확진됐는데 278명을 전수 검사했더니 14일 오후 1시까지 환자 42명과 간병인 6명과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2명 등 52명의 검삿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부터 요양병원 등 고위험시설에 입원한 환자들의 면회를 금지했기 때문에 환자 가족 감염의 우려는 낮지만 확진된 직원 10명과 접촉한 사람들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 앞에 취재진이 모여있다.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 앞에 취재진이 모여있다.
부산시는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음성 판정이 난 해뜨락 요양병원 환자 123명과 직원들이 병원 건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동일집단격리(코호트격리) 조처를 했다. 14일 오후 1시까지 확진된 42명과 직원 10명은 부산의료원 등에 입원시킬 방침이다.

확진자 가운데 사망자도 나왔다. 12일 사망한 환자의 검삿감을 검사했더니 양성 판정이 나왔다. 요양병원 환자들이 기저질환이 있는 데다 고령이어서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실제 대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3월16일~4월22일 발생한 128명의 확진자 가운데 29명(22.6%)이 숨졌다. 대구 대실요양병원에서 3월18일~4월15일 발생한 99명의 확진자 가운데 18명(18.1%)이 숨졌다. 경북 경산시 서요양병원에서 3월19일~4월14일 발생한 65명의 확진자 가운데 9명(13.8%)이 숨졌다.

만덕동 주민들은 또 다시 충격에 빠졌다. 전국 최초 동 단위 특별방역구역 해제 이틀을 앞두고 50명이 넘는 확진자가 한꺼번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만덕동에서 만난 주민은 “특별방역구역 해제 날을 기다리며 주민들이 불편을 참고 견뎠는데 다시 집단감염이 발생해 허탈하다”고 말했다.

앞서 만덕동에선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만덕동 주민 1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에 부산시는 만덕동을 지난 2일 0시부터 15일 밤 12시까지 전국 최초 동 단위 특별방역구역으로 지정했다. 제과점·식당은 마스크 착용과 함께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야 하는 집합제한명령을 내렸고 소규모 공원 18곳은 폐쇄했다. 부산시는 14일 오전 북구청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해뜨락 요양병원의 집단감염이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하지 않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기로 했다. 이날까지 해뜨락 요양병원 확진자들의 접촉자와 해뜨락 근처 병원 근무자 검사를 끝내기로 했다. 또 15일까지 부산 전역 168개 요양병원과 115개의 노인요양시설, 201개의 주·야간보호시설을 특별 점검한다. 북구지역 요양병원 종사자들의 검사는 18일까지 끝내고 19일부터 북구 외 나머지 요양병원 종사자들의 검사를 하기로 했다. 또 15일 밤 12시 해제 예정이었던 만덕동 제과점과 식당의 집합제한명령을 2주 더 연장했다. 지난달 1일부터 14일 오후 1시까지 확진된 만덕동 주민은 해뜨락 요양병원 간호조무사 1명을 포함하면 23명이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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