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민주항쟁 당시 직접 시위에 참여했던 정성길 화백이 그린 <부산대 대운동장을 달리는 학생들>. 10·16부마항쟁연구소 제공
박정희 군사정권에 맞선 부마민주항쟁을 시위 참가자의 눈으로 생생하게 담아낸 전시회가 열렸다.
10·16 부마항쟁연구소는 “21일까지 부산 금정구 금정문화회관 소전시실에서 ‘부마항쟁의 기억 41년전’을 연다”고 13일 밝혔다. 전시회에는 부마민주항쟁을 몸소 겪은 역사화가 정성길 화백이 지난해부터 그린 그림 13점이 선보인다.
정 화백은 “부마민주항쟁 당시 시위에 나선 학생을 무자비하게 진압한 군인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부마민주항쟁은 우리나라를 민주화의 길로 이끈 위대한 항쟁”이라며 “안타깝게도 부산 시민들은 부마민주항쟁을 잘 모른다. 이번 전시가 많은 이들이 부마민주항쟁의 역사를 올바로 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직접 시위에 참여했던 정성길 화백이 그린 <유신철폐! 독재타도!>. 10·16부마항쟁연구소 제공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16일 부산대에서 시작된 반유신·반독재 시민항쟁으로 유신독재를 종식한 계기로 평가된다. 부산과 경남 마산 시민들이 궐기하자 박정희 정권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공수특전여단 등 군대를 투입해 강경 진압했다. 같은 해 10월26일 정권 차원의 강경한 대처에 생각을 달리했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총을 쏘면서 유신독재가 끝났다.
부마민주항쟁은 4대 민주항쟁으로 손꼽히지만, 40년 만인 지난해에 비로소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을 정도로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한 ‘잊힌’ 항쟁으로 불린다. 정광민 부마항쟁연구소 이사장은 “부마민주항쟁을 직접 겪은 정 화백의 그림으로 많은 사람이 부마민주항쟁의 뜻을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무료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