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섭 경남도 대변인이 12일 경남의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추석연휴 고향집을 찾은 자녀로부터 부모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추석 가족모임에서 비롯된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경남 창원에선 서울에 사는 아들의 고향 방문 뒤 60대 남성이 감염됐고, 대전에서는 지난주 벌초 가족에 이어 이번에는 가족식사 모임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이 어린이집으로 확산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경남도는 12일 “경남 창원시에 사는 60대 남성이 11일 저녁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마산의료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4명으로 늘어났고 이 가운데 10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남 297번 확진자로 분류된 이 남성의 역학조사 결과, 서울에 사는 아들이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달 28일 창원집에 와서 일주일 동안 머물다가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4일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은 서울로 돌아가고 일주일 뒤인 11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접촉자로 통보받은 아버지는 이날 검사를 받아 역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남도 관계자는 “서울의 아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아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였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고향집에 갔다. 아버지 역시 7일부터 가벼운 기침 등 의심증세를 보였지만,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검사를 받았다. 다른 가족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동선과 접촉자 조사를 해야하는 기간이 보름 이상 되기 때문에 역학조사팀이 접촉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시도 이날 유성구 상대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생 3명(대전 392~394번째)과 교사 2명·직원·원장(395~398번째) 등 모두 7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어린이집 원생은 18명으로 이 가운데 1명(대전 389번째)이 11일 확진된 유성 일가족의 일원이다. 이 영아는 지난 10일 할아버지인 60대(대전 유성구, 대전 384번째)가 폐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되자 밀접접촉자 검사에서 할머니, 부모, 이모 부부(대전 385~391번째)와 함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할아버지는 이달 초 한 소아병원에 치료차 이 영아를 데리고 방문했고 지난 6일께 384번째 확진자(30대, 대전 유성)와 이 병원에서 동선이 겹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도 대전에서는 추석 연휴에 벌초하고 식사하는 등 가족 모임을 한 일가족(대전 371~377번째) 7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으며, 이 가족의 딸인 공부방 교사를 통해 중·고교생 4명이 감염되기도 했다. 대전시 보건 관계자는 “감염원이 가족 모임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확진자 등을 대상으로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최상원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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