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의 9일 오전 현재 모습. 울산소방본부 제공
8일 밤 발생한 울산의 33층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로 인해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가 88명으로 늘었다. 소방 당국의 진화작업도 9일 오전까지 9시간 이상 계속됐다. 한밤에 경황없이 아파트 밖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울산시가 마련한 근처 비즈니스호텔로 옮겨 밤을 보냈다.
불은 8일 밤 11시7분께 울산 남구 달동 33층 주상복합 아파트(127가구)의 12층 발코니에서 시작됐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건물 외벽을 따라 33층까지 삽시간에 번졌다. 울산지역엔 이날 오전부터 초속 15m 이상 세찬 바람이 불어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불은 한때 바람을 타고 도로 건너편 대형 마트 옥상에까지 옮겨 붙었다. 큰 불길은 2시간 만인 9일 새벽 1시께 잡혔다. 하지만 일부 층 내부로 옮겨 붙은 불 때문에 진화 작업은 9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8일 오후 울산 남구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번지고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소방청은 9일 새벽 건물 18층 부근에서 다시 화염이 솟자 아침 6시15분 고가사다리차·고성능화학차 등 특수 소방장비와 펌프차, 물탱크차 동원령을 내렸다. 소방청은 "건물 외벽이 알루미늄 복합패널로 시공돼 있고, 패널 속에 숨어 있던 불씨가 간헐적으로 불특정 층에서 되살아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산·대구·경북·경남 등 인근 시·도 소방본부 특수장비 출동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날 날이 밝으면서 소방 헬기 1대도 진압에 동원됐다.
울산소방본부는 “9일 오전까지 주민 88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찰과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화재를 피해 옥상이나 피난대피층에 있던 주민 77명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안전한 장소로 이동 조처됐다. 중상을 입은 주민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울산소방본부는 진화작업이 끝나는 대로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고속열차(KTX) 편으로 화재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보고받고 현장을 점검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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