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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퍼지며 창문 펑펑”…화재현장 주민들 혼비백산 맨발 대피

등록 2020-10-09 07:27수정 2020-10-09 08:16

8일 오후 울산 남구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번지고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8일 오후 울산 남구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번지고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갑자기 불길이 올라왔습니다. 창문이 깨지고 거실과 침실에 불이 붙었습니다." 8일 울산 남구 달동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혼비백산했다.

이 건물 14층에 사는 50대 주민은 "소방관 8명가량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13층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확인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위로 불길이 올라왔다"며 "창문이 펑펑 소리를 내며 깨지고 거실과 침실에 불이 붙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주민은 소화기로 불을 끄면서 아내와 처제를 옥상으로 대피시키고, 스프링클러가 터지자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는 "아내는 무사하다고 연락이 돼 천만다행"이라며 한숨 돌렸다.

그는 "건물 외벽에 샌드위치 패널이라 불이 벽을 타고 순식간에 위층들로 퍼진 것 같다"고 했다.

불길이 번지는 동안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대비하는 과정에서 가족끼리 서로 흩어져 애타게 찾기도 했다.

한 주민은 "아이들을 먼저 내보냈는데 밖으로 나와보니 보이지 않는다"며 발만 동동 굴렀다.

일부 주민들은 급박한 상황에서 신발도 신지 못하고 건물을 빠져나왔다.

이 건물 1층 상가 상인은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곳에 있다가 달려왔다. 아직도 가슴이 뛴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기가 퍼지면서 스스로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소방관들이 도착하고 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한 주민은 "TV를 보고 있었는데 대피 방송이 나와서 문을 여니 연기가 자욱해 나갈 수가 없었다"며 "소방대원 도움으로 겨우 가족과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옆집 사람은 잠을 자고 있었는지, 우리보다 조금 더 늦게 나와 걱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하 2층∼지상 33층 규모에 127가구와 상가가 입주해 있는 이 주상복합건물에선 8일 오후 11시 7분께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이 건물과 인근 주민 등 수백명이 대피했다.

울산은 이날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40여 명은 불길과 연기 탓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소방대원에 무사히 구조됐다.

소방청은 현재까지 주민 77명이 연기흡입이나 찰과상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1시간 30여분 만에 큰 불길은 잡았다.

소방당국은 인명 피해 여부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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