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신을 비판하는 댓글을 단 사람이 일하는 학교에 찾아가 부적절한 말을 한 이진련(45·사진) 대구시의원(비례)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됐다. 2018년 6월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대구시당이 제명한 지방의원은 3명으로 늘었다.

민주당 대구시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5일 제32차 회의를 열어 이 시의원의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9일 밝혔다. 민주당 대구시당 윤리심판원은 이 시의원의 제명 사유에 대해 “이 시의원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의 행위가 민주당 강령·당헌·윤리규범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될 뿐 아니라 비위 정도가 크고도 무거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시의원이 민주당 중앙당에 재심청구를 하지 않으면 제명은 확정된다.

앞서 지난 7월27일 이 시의원은 혼자 ㄷ고등학교를 찾아가 교감을 만났다. 그는 교감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ㄷ고 비정규직 직원 박아무개(38)씨에게 “지금 노조한다면서?”, “댓글 열심히 달아라” 등의 말을 했다. 이 시의원의 이 말은 박씨가 녹음한 녹취록에 그대로 담겼다.

이 시의원은 지난해 1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박씨는 이 시의원이 나오는 동영상에 이를 비판하는 댓글을 여러 차례 달았다. 둘은 과거부터 서로 아는 사이였다.

박씨는 지난달 14일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에게 갑질한 이진련 시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이 시의원은 지난달 18일 대구시의회 제277회 3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최근 본 의원의 고교 방문 중 언행으로 인해 심적인 상처를 받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2년 전 지방선거 뒤 민주당 대구시당이 지방의원을 제명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대구시당 윤리심판원은 지난해 2월14일 성매매 여성을 비하한 홍준연(57) 대구 중구의원을 제명했다. 홍 구의원은 이에 불복해 민주당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또 6월2일에는 공무원에게 월권·갑질 행위를 한 민부기(49) 대구 서구의원을 제명했다. 민 구의원은 재심청구를 하지 않아 제명이 확정됐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사진 대구시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