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안에 코로나19 예방 펼침막이 걸려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경북 최대 관광지인 경주와 포항에서 열흘째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지방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경주에서는 고등학생과 중학생이 확진됐고, 종합병원인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는 입원 환자가 잇따라 감염돼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됐다.
20일 경북도, 포항시, 경주시 설명을 종합하면, 경북에서는 지난 10~19일 열흘 동안 해외유입을 빼고 모두 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동해안에 인접한 도시인 경주와 포항에서만 26명(93%)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역별로는 경주 16명, 포항 10명, 경산 2명이다. 경북의 23개 시·군 가운데 경주, 포항, 경산을 뺀 나머지 20개 지역에서는 이 기간 확진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경주에서는 지난달 20일 이후 22일 동안 지역 감염은 없었다. 그런데 지난 11일 경주 67번째 확진자를 시작으로 14일 1명, 15일 1명, 16일 4명, 17일 3명, 18일 3명, 19일 3명이 잇따라 확진됐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문화고 3학년(경주 79번째)과 계림중 2학년(경주 80번째)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주의 확진자는 19일까지 모두 83명으로 늘었다.
포항에서도 지난달 18일 이후 23일 동안 지역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일 포항 62·63번째 확진자를 시작으로 11일 1명, 12일 1명, 16일 2명, 17일 2명, 18일 1명, 19일 1명이 확진됐다. 이 가운데 포항 66번째(16일 확진·사망)와 71번째(19일 확진) 확진자는 포항세명기독병원 8층에서 같은 병실을 쓰던 입원 환자다. 포항시는 포항세명기독병원 8층을 동일집단 격리하고 병원의 모든 직원 1612명을 대상으로 검사하고 있다. 포항의 확진자는 19일까지 모두 71명이다.
경주 67번째 확진자와 포항 62·63번째 확진자는 모두 지난 2일 경북 칠곡군에서 열렸던 산양삼 설명회에 참석했다. 칠곡 산양삼 설명회에서는 지금까지 25명이 집단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경주와 포항의 최근 확진자 26명 가운데 7명의 감염 경로는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 쪽에서 올라오는 관광객이 많은 경주와 포항은 비상이 걸렸다. 경주시는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경주 모든 지역으로 확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경주에서는 다음달 4일까지 유흥시설, 단란주점 등의 운영이 전면 금지됐다. 또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다음달 4일까지 휴원에 들어갔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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