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약제 디펄핀. 1급 발암물질이 주성분이며 부작용이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12년 6월부터 수입을 금지했다. 부산본부세관 제공
3만2000여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인 디펄핀을 밀반입해 치과 의료제로 유통한 일당이 검거됐다.
부산본부세관은 16일 수입 금지된 치과 약제인 디펄핀을 밀반입한 혐의로 ㄱ씨를 구속하고, 이를 유통한 치과 재료상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로부터 디펄핀을 사들여 환자에게 투약한 치과의사 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ㄱ씨 등은 러시아에서 디펄핀을 사들인 뒤 여행객을 이용해 항공편으로 배송하는 방법으로 2014년부터 지난 1월까지 디펄핀을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밀반입한 디펄핀은 3만2000여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밀반입한 디펄핀은 대부분 치과의원에 유통됐고, 치과의사들은 환자들에게 불법 처방했다.
디펄핀은 치아 신경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다. 1급 발암물질인 파라폼알데하이드가 주성분으로 잇몸 괴사, 쇼크 증상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2년 6월부터 디펄핀의 의료기기 허가를 취소해 수입을 금지했다. 한 치과의사는 “치료하기 간편하고 효능이 좋아 식약처의 수입 금지 처분 전까지 디펄핀을 자주 사용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치아의 신경을 제거하는 강한 독성 때문에 여러 부작용이 있는 약제”라고 설명했다.
본부세관은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디펄핀을 불법으로 수입하거나 유통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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