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섭 경남도 대변인이 5일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온라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경남도 공식 유튜브 채널 ‘갱남피셜’ 화면 갈무리
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ㄷ빌딩 지하에서 열린 ‘동충하초 사업설명회’ 참석자 27명 가운데 2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회 전반에 퍼진 상황에서 밀폐된 실내공간 모임의 위험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경남도는 5일 “창원에 사는 70대 남성(경남 252번)이 4일 저녁 코로나19에 걸려 마산의료원에 입원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ㄷ빌딩 지하에서 열린 ‘동충하초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에 걸렸다. 이 모임에 경남에선 6명이 참석했는데, 이로써 6명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6시간 동안 대구 북구 ㄷ빌딩 지하에서 ‘동충하초 사업설명회’가 열렸다. 참석자는 대구 15명, 경남 6명, 경북 4명, 충남·충북 각 1명 등 27명으로, 대부분 60대 이상 노령층이었다. 이들은 행사 초반 설명회를 하는 동안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행사 후반에는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행사 주최 쪽은 참석자 명부 작성, 발열 체크, 음식 제공 금지 등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설명회 참석자 현황을 파악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후 행사 참석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5일 오전 10시 현재 확진자는 대구 12명, 경남 6명, 경북 3명, 충남·충북 각 1명 등 23명으로 늘었다. 이들과 접촉해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른바 ‘앤(n)차 확진자’도 이미 5명 발생했다.
역학조사 결과, 사업설명회 참석자 26명 가운데 첫 감염자는 설명회를 주최한 60대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은 지난달 26~27일 서울에서 열린 동충하초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광복절 광화문집회에 참가했다가 코로나19에 걸린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대구 ‘동충하초 사업설명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은 광화문집회에서 출발한 것이다.
김명섭 경남도 대변인은 “질병관리본부·대구시 등과 공동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행사장 입구에 폐회로텔레비전 1대가 설치돼 있어, 이를 통해 27명 외 추가 참석자 여부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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