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부산 부산진구 주한미국영사관 앞에서 부산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들이 부산항 8부두 미군기지 안 세균전 부대 철거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 시민단체가 주한미군이 전국 각 기지에 화생방 방어 체계 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80여개 시민단체로 꾸려진 ‘부산 미 세균전 부대 추방 시민대책위원회’는 26일 성명을 내어 “미국 군수업체가 전국 곳곳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에 ‘센토’ 관련 분석가 채용 공고를 올린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센토에 대해 주한미군은 화생방 대응 능력을 뜻하는 방어체계라고 설명한다.
대책위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 17일 미 군수업체인 ‘헌팅턴 잉겔스’는 회사 누리집에서 부산항 8부두, 평택 험프리 기지, 대구·왜관 캠프 워커, 서울 용산 미군기지, 진해 해군기지 등에서 일할 ‘센토 생물 매개체 표본 수집·분석가’ 채용공고를 냈다. 이들은 공기표본을 수집하고 분석하고, 위험 경보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책위는 “지난 2015년 2월 미군은 미국 유타주에서 진행한 ‘주피터’ 시험에서 송풍기를 이용해 에어로졸(공기 중 떠 있는 작은 입자)화 된 바이오 표본들을 공기 중에 분사해 세균전 장비의 검출 시험을 했다. 생화학 실험을 한 것이다. 이번 채용은 공기표본 검출·분석 시험을 주한미군 기지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이라고 주장했다. 전위봉 대책위 상황실장은 “주한미군이 화생방 방어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이에 대한 진상규명과 주한미군의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주한미군은 2016년부터 부산항 8부두 미군기지에 주피터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지난해 센토로 이름을 바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12월 8부두 미군기지에서 설명회를 열어 센토가 검증 완료된 생화학 위협에 대한 조기경보 방어체계라고 했다. 시민단체와 반대 주민은 세균전 부대 배치와 생화학 실험 의혹을 제기하며 시설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부산항 8부두 미군부대 세균무기실험실 추방 부산시민대책위는 지난 5월 주한미군의 위탁을 받아 센토 지휘소를 운영하는 군사 관련 연구소인 ‘바텔’이 전국 각지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의 센토 지휘소 운영인력 모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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