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확진자가 무더기 발생한 부산 감천항의 러시아 냉동 화물선.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30명 이상 발생한 부산기계공고와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의 감염원인이 부산항에 들어온 러시아 선박 페트르1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선박에서는 지난달까지 확진자 46명이 쏟아졌다. 항만발 외국 선박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지역사회감염로 이어진 첫번째 사례여서 재발 방지를 위한 세심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시는 25일 오후 비대면 온라인 브리핑에서 “부산기계공고와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과 관련해 유전자 분석을 했더니 러시아 선박인 ‘페트르1호’ 확진 선원한테서 나온 지아르(GR) 유전자인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아르 유전자는 러시아 선박 관련 확진자를 빼면 우리나라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유전자형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부산시는 부산항에서 지역사회로 감염이 퍼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부산기계공고에서 확진자 20명,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에서 확진자 11명이 나왔다.
부산시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달 페트르1호에서 수리작업을 했던 부산 190번째 확진자한테서 그의 아내인 부산 183번째 확진자가 감염됐고, 이후 부산 183번째 확진자가 다니는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로 코로나19가 퍼졌다. 부산 190번째 확진자는 먼저 확진된 페트르1 선박 수리공과 접촉해 자가격리 중 확진됐다.
또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에 다니는 183번째 확진자가 감염력이 있는 동안 부산 174·179번째 확진자와 함께 부산기계공고 학생인 부산 193번째 확진자의 친척이 운영하는 사하구의 찻집을 방문했다. 이들은 부산 193번째 확진자의 어머니(40)인 부산 194번째 확진자와 같은 시간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부산 194번째 확진자가 아들인 부산 193번째 확진자에 견줘 의심증상이 빠르게 발현된 점 등으로 미뤄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에서 부산기계공고로 전염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8월25일 현재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주요 집담 감염 사례
부산에선 25일 자정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신규 확진자 5명(부산 260~264번째)이 발생해 코로나19 감염자가 264명으로 늘었다. 부산 260번째 확진자는 부산기계공고 학생인데 먼저 확진된 부산기계공고 학생(부산 189번째 확진자)과 접촉했다. 부산 261번째 확진자는 서울에서 온 20대인데 18일 증상이 나타났고 21일 부산 부모집을 방문했으며 24일 민간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했는데 25일 확진됐다.
부산 262·263번째 확진자는 부산 254번째 확진자(60대 여성)의 접촉자인데 부산진구 가야스파밸리24를 함께 이용했다. 부산 254번째 확진자는 16~22일 오전 가야스파밸리24를 이용했다. 부산시는 “이 기간 여탕을 이용한 시민은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연락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264번째 확진자는 8·15 광화문집회에 참가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257번째 확진자(60대 여성)의 가족이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