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사랑제일교회 확진자와 접촉한 1명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명이 발생한 18일 오후 해운대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자정(0시)부터 31일까지 부산의 교회는 온라인 예배만 허용되고 부산의 모든 해수욕장은 사실상 폐장된다. 또 실내 50명 이상과 실외 100명 이상인 모임과 행사가 전면 금지된다.
부산시는 20일 오후 이런 내용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처를 발표했다. 먼저 21일 자정부터 교회는 대면 정기예배는 금지된다. 다른 종교시설은 소모임, 식사제공, 수련회 등은 금지하고 정기예배는 허용한다.
앞서 19일 부산시는 “교회·성당·절 등 종교시설에서 소모임, 식사제공, 수련회 등의 대면모임은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마스크 착용 등 7대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모든 종교시설의 정기예배는 허용했다.
부산시가 하루 만에 교회의 대면 정기예배를 금지하고 나선 것은 보수단체가 주최한 8·15 서울 광화문집회에 참여한 부산시민들 가운데 교인들이 다수 포함된 데다 광화문집회 참가자 가운데 19~20일 확진자가 4명이나 나왔고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자 3명도 확진됐기 때문이다.
광화문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시민 1천여명 가운데 스스로 진단검사를 받는 이들이 저조한 것도 교회의 대면 정기예배를 금지한 배경이다. 무증상 감염자들이 정기예배에 참석하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31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던 부산의 7개 해수욕장의 출입은 가능하지만 21일 자정부터 파라솔·피서용품 대여와 샤워장·화장실 운영 등의 편의서비스가 모두 중단된다. 해수욕장이 넓어서 입장 자체를 막기 힘들지만 편의시설이 없으므로 사실상 조기 폐장이다. 큐알(QR)코드 인증을 활용해 출입자를 관리하는 수영구 민락수변공원도 21일 자정부터 폐쇄된다.
실내 50인 이상·실외 100인 이상 모이는 집회·행사·모임도 21일 자정부터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나 임금 협상 목적의 노사협약 등은 관할 자치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300인 이상 대형학원, 뷔페, 피시방 등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12개 종류의 시설도 21일 자정부터 영업할 수 없다. 18~19일 이들 시설 5556곳 가운데 표본으로 선정한 684곳(12%)의 방역수칙 준수실태를 조사했더니 조사대상시설의 40%가 핵심 방역수칙인 마스크 착용과 출입명부 작성을 준수하지 않은 데다 일반적인 방역수칙 위반까지 포함하면 70%가 방역수칙을 제대고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또 고위험시설은 아니지만 영화관, 목욕탕,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과 같이 많은 인원이 모이는 민간 다중이용시설 12개 업종은 방역수칙 준수를 의무화하는 집합제한명령을 발령했다. 이들 시설은 마스크 착용, 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운영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용을 금지하는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진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강력한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행정명령을 내렸는데도 18일부터 오늘까지 사흘 동안 28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반면에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수칙 위반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 이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대부분의 사회경제활동이 제한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결정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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