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료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한 부산에서 지역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데다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확진자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월 34명의 확진자가 쏟아진 온천교회 집단 감염 이후 최대 위기로 규정하고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힘을 쏟고 있다.
부산시는 18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을 열어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부산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27명이다. 전날 같은 시간에 견줘 7명 늘었다. 이들은 부산 221~227번째 확진자”라고 밝혔다.
부산 221번째 확진자는 북구의 60대 여성인데 감염경로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222번째와 223번째 확진자는 193번째 확진자인 부산기계공고 학생의 아버지(196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동래구 40대 여성(200번째 확진자)의 남편과 딸이다. 224번째 확진자는 부산진구의 30대 여성인데 199번째 확진자(30대 남성)의 지인이다. 사상구의 60대 여성인 225번째와 227번째 확진자는 사상구 60대 여성인 216번째 확진자의 지인이다. 남구의 50대 남성인 226번째 확진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서울 강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의 가족이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던 부산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하루 1~9명씩 열흘 연속 발생했다. 이 기간 발생한 확진자는 모두 54명인데 2월21일 부산에서 첫번째 확진자가 나온 뒤 여섯달 동안 발생한 확진자 227명의 23.7%를 차지한다.
더 심각한 것은 최근 열흘 동안 발생한 확진자 54명 가운데 입국자 2명을 뺀 52명이 지역감염자라는 것이다. 또 지역감염자 52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확진자가 8명(15.3%)이다. 2차 감염자 5명을 포함해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의 첫번째 확진자가 지난 9일 발생하고 열흘이 지났지만 전파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183번째 확진자의 남편이 확진자가 쏟아졌던 러시아 선박(페트르1)에 올라가 수리했다는 사실만 파악했다.
2~4차 감염자 5명을 포함해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기계공고는 13일 첫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아직 최초 전파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증상이 가장 빠른 193번째 확진자의 아버지가 선박업체에 물품을 납품한 사실만 밝혀졌다. 러시아 선박업체에도 물품을 납품했다면 193번째 확진자의 아버지가 최초 감염자일 가능성은 있다. 198번째 확진자(40대 남성) 등 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스크린골프장의 최초 전파자도 오리무중이다.
확진자 1명이 전파하는 인원을 뜻하는 재생산지수도 올라가고 있다.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지난 4~6월 부산의 재생산지수는 1이하였지만 최근 일주일 부산의 재생산지수는 1.5”라고 밝혔다. 1.5는 확진자 1명이 1.5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한편, 부산시가 17일 정오부터 31일까지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에 들어간 가운데 기장군은 부산의 16개 기초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18일부터 3단계 거리두기에 들어갔다. 이에 기장군은 이날부터 공공 실외체육시설과 공공도서관의 문을 닫았다. 기장군이 주최·주관하는 모든 모임, 행사, 교육 등 집합 행사도 중단됐다. 이장회의는 비대면으로 시행하고, 주간업무보고도 2m 거리두기를 유지해서 차성아트홀에서 진행한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