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11월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에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벽보 등이 전시돼 있다. 김일우 기자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근처에는 수백억원을 들여 만든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새마을공원)이 있다. 새마을공원 안에는 전시관도 있는데 국민 체조 영상이 흘러나온다. 전시관 벽에는 ’덮어 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때려잡자 공산당 신고하자 고정간첩‘ 등이 적힌 벽보가 즐비하다. 사람들에게서 외면받던 이 새마을공원이 결국 개관 1년여 만에 콘텐츠 보강공사로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구미시는 31일 “새마을공원 전시관의 콘텐츠 보강공사로 인해 이달 19일부터 5개월 동안 전시관 임시 휴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보강공사에 대해 “전시관 개관 후 콘텐츠가 미흡하다는 평가로 인해 보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부족한 콘텐츠를 보강해 전시공간의 활용도를 제고하고 공원 운영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임시 휴관 기간에 전시관 내부를 전면 교체하고 전시 콘텐츠를 보강할 계획이다. 또 전시관 안에 카페나 어린이 플레이 존도 만들어 젊은층의 발길도 끌어볼 생각이다.
지난 2018년 7월4일 준곡 직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모습. 경북도 제공
새마을공원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구미시장 시절인 2013~2018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근처에 만들어졌다. 터는 24만7350㎡, 건축면적은 2만8414㎡에 이른다. 새마을공원을 만드는 데는 모두 879억원이 들어갔다. 이 돈은 구미시가 430억원, 정부가 293억원, 경북도가 156억원을 부담했다. 새마을공원은 그렇게 오랜 준비 끝에 지난 2018년 11월 문을 열었다.
하지만 새마을공원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새마을공원 전시관 입장객은 282명에 불과했다. 주로 1960~70년대 물건이나 사진, 벽보, 박 전 대통령 사진 등으로 전시관을 채워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았다. 특히 박 전 대통령 생가 주변에 이런 비슷한 전시시설이 많아 새마을공원은 차별성도 없었다. 결국 구미시와 경북도는 고민 끝에 50억원을 들여 콘텐츠 보강공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권영복 구미시 새마을과장은 “임시 휴관으로 다소 불편함이 있겠지만 이용객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 이번 콘텐츠 보강공사를 통해서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성과를 거양할 뿐만 아니라 전시관 내부 휴게공간 조성으로 일상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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