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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창녕보 상류 낙동강 본류 둑 붕괴

등록 2020-08-09 10:46수정 2020-08-09 11:52

9일 새벽 경남 창녕군 이방면 합천창녕보 상류 260m 지점의 낙동강 본류 둑이 붕괴됐다. 임채현 창녕군 농업기반계장 제공
9일 새벽 경남 창녕군 이방면 합천창녕보 상류 260m 지점의 낙동강 본류 둑이 붕괴됐다. 임채현 창녕군 농업기반계장 제공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경남 창녕군 이방면 합천창녕보 상류 260m 지점의 낙동강 본류 둑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졌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 때문에 불어난 강물이 하류로 신속히 빠져나가지 못하는 바람에 생긴 사고다. 9일 새벽 쏟아져 나온 강물이 덮치면서 장천리·송곡리·거남리 등 이방면 일대 마을이 물에 잠겼고, 도로가 끊기면서 옥야리 등 마을이 고립됐다.

9일 새벽 2시께 경남 창녕군 이방면 장천배수장 지점의 낙동강 본류 둑이 불어난 강물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50m가량 붕괴됐다. 이채현 창녕군 농업기반계장은 “새벽 4시께 낙동강 둑이 터졌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왔을 때는 이미 강물이 둑 너머로 쏟아져 들어와 일대 마을과 들판이 물에 잠긴 상태였다”고 말했다.

창녕군은 중장비를 동원해 사고지점에서 1㎞쯤 떨어진 곳에 임시 둑 여러 개를 쌓아 강물이 마을 쪽으로 더 이상 밀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또 물에 잠긴 마을 주민 160여명을 이방초등학교 등으로 대피시켰다. 국도 67호선, 지방도 1032호선 등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이방면 일대 여러 마을이 고립된 상태이다. 119구조대는 고무보트를 타고 여러 마을을 다니며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9일 새벽 터진 낙동강 본류 둑 너머로 합천창녕보가 보인다. 최상원 기자
9일 새벽 터진 낙동강 본류 둑 너머로 합천창녕보가 보인다. 최상원 기자

창녕군 이방면 장천리 토박이 주민들은 “지금까지 살면서 낙동강 둑에서 물이 새는 것은 봤어도, 둑이 터지는 것은 처음 봤다. 4대강 사업을 한다면서 낙동강에 보를 만들고 둑을 높일 때부터 언제고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낙동강 본류 둑이 터진 것은 4대강 사업을 건설한 합천창녕보와 둑 때문이라는 것이다.

119구조대가 고무보트를 타고 다니며 낙동강 본류 둑 붕괴로 물에 잠긴 마을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119구조대가 고무보트를 타고 다니며 낙동강 본류 둑 붕괴로 물에 잠긴 마을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합천창녕보 건설로 낙동강 물 흐름이 느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불어난 물을 빼내기 위해 보 수문을 완전히 열었지만, 유입량이 방류량보다 많았기 때문에 보 상류의 수위는 계속 올라갔다. 결국 낙동강 본류의 둑이 높아진 수압을 견디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두번째 원인은 ‘파이핑 현상’ 때문이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흙 구조물의 결합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약해서 물이 스며들기 쉽고, 시간이 지나면 구멍이 생겨서 결국은 전체 구조물을 붕괴시키는데, 이것이 파이핑 현상이다. 이번에 낙동강 둑이 터진 지점은 장천배수장이 있는 곳이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흙 구조물이 결합한 가장 약한 부분이 터진 것인데, 평소 철저히 관리하지 않아 ‘파이핑 현상’을 막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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