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3일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대구 물 문제와 관련해 시·도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경북 구미로 취수원을 이전하지 않고, 대신 구미 취수원 일부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3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대구 물 문제와 관련해 시·도민께 드리는 말씀‘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발표했다.
권 시장은 “대구시는 오랫동안 (구미시와)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을 논의해왔는데 가능하면 구미시와 상생협력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대구) 취수원을 (해평취수장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해평취수장) 여유분 물을 대구에 배려해달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어 “대구시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인 구미 취수원 주변 주민들에게는 대구시가 마땅히 해야 할 합당한 보상 등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제안했다.
권 시장 발표는 대구시가 14년 동안 추진한 취수원 이전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대신 구미시에 보상을 하고, 구미 취수원 일부를 사용하려는 것이다. 현재 대구에 공급되는 생활용수는 하루 평균 80만t이다. 이 가운데 3분의 2는 낙동강, 나머지 3분의 1은 운문·가창·공산댐에서 나온다. 낙동강에서 취수되는 수돗물은 모두 구미국가산단 하류에 있는 대구 문산·매곡취수장에서 나온다.
권 시장은 “현재 대구 문산·매곡취수장에서 나오는 수돗물 57만t 가운데 절반 이상은 구미국가산단 상류인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취수하고, 두 곳의 원수를 합쳐 강화된 고도정수처리 기법이나 초고도정수처리 공법을 거치면 훨씬 더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운문댐에서 고산정수장을 거쳐 공급되는 수돗물의 총유기탄소량(TOC)은 0.9㎎/L로 전국 수돗물 가운데 가장 깨끗하다. 하지만 낙동강에서 문산·매곡정수장을 거쳐 공급되는 수돗물의 총유기탄소량은 각각 1.8㎎/L과 1.3㎎/L로 수질이 나쁘다.
대구는 1991년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낙동강으로 페놀이 흘러든 사건으로 난리를 겪은 경험이 있다. 대구시는 2006년부터 구미국가산단 상류로 취수원 이전을 추진했지만, 구미시 등의 반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방안 마련‘ 등의 연구용역을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대구 취수원 이전은 어렵고 구미 해평취수장이나 안동 임하댐 물의 일부만 사용할 수는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오는 5일 이 연구용역의 중간보고회를 연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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