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울산시 제공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 있던 돌고래 5마리 중 1마리가 폐사했다. 앞서 지난 20일 전남 여수의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벨루가(흰고래) 1마리가 숨지면서 동물단체들은 남은 벨루가를 놓아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은 22일 오전 9시24분께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살던 수컷 돌고래 '고아롱'이 폐사했다고 밝혔다. 이 돌고래는 2009년 10월 고래생태체험관 개관 때 일본에서 수입해 들여왔으며, 추정 나이는 18살이다.
남구도시관리공단은 “폐사한 돌고래 고아롱은 지난달 혈액검사 결과나 지난 19일 수의사 정기 진료 때만 해도 특이사항이 없었다. 그러다 20일 오후부터 체온이 상승해 수의사 처방을 받아 특별 투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먹이를 먹으려는 의욕이 떨어지면서 21일 추가로 수의사 진료를 받았다”고 했다. 남구도시관리공단은 돌고래의 정확한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일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는 수조 안에 키우던 벨루가 3마리 중 열두살인 수컷 ‘루이’도 폐사했다. 루이는 지난 19일 낮까지 정상적으로 먹이활동을 했으나 오후부터 상태가 나빠져 먹이를 토해내고 혈변을 보이는 등 증세를 보이다 이튿날 새벽 2시10분께 숨을 거뒀다. 아쿠아플라넷 쪽은 폐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직검사 등 부검을 진행 중이고, 결과는 2주일 뒤에 나오게 된다. 인기가 높은 종인 벨루가의 수명은 30~35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폐사하는 것은 수백m까지 잠수하는 특성이 있는데도 깊이 10m 안팎의 좁은 수조에서 오래 살며 행동의 제약을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벨루가는 지난 2016년과 2019년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도 다섯살과 열두살 짜리가 죽었다. 롯데월드 쪽은 지난해 10월 남은 1마리를 놓아주기로 결정했다.
여수에서 벨루가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물단체들은 남은 벨루가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안타까운 희생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여수에 남은 두 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지난 2013년 제주에서 바다로 방사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처럼 자연으로 보내야 한다. 이미 방류한 돌고래들은 완벽하게 적응해서 새끼까지 낳고 잘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성명을 내고 “아쿠아플라넷 여수에는 벨루가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수조 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 수조의 깊이가 7m에 불과해 몸길이 5m에 이르는 벨루가가 견디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좁은 수조에서 벨루가끼리 다툼이 벌어졌고, 행동과 환경 풍부화 프로그램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어 국내에 남아 있는 벨루가 7마리를 러시아로 돌려보내는 것을 포함해 모든 고래류의 전시·공연·체험 금지, 해양동물 구조·치료기관 설립, 해양동물 보호를 위한 정부의 노력 등을 촉구했다.
아쿠아플라넷 쪽은 “벨루가의 수조가 관련 규정보다 크게 만들어졌다. 벨루가는 한화가 여수세계박람회재단에 기부하고 관리만 하는 상황인 만큼 방류할지는 재단과 협의한 뒤 결정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신동명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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