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저녁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근처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외국인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난동을 부린 주한미군을 시민단체가 검찰에 고발했다.
‘부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부산 평통사)은 8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인 방역지침도 지키지 않은 채 경찰의 제지를 무시하고 난동을 벌인 혐의(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주한미군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부산 평통사는 “해운대해수욕장 등지에서 난동을 부린 주한미군은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부산 시민의 노력을 비웃었다. 한국을 업신여기는 태도다. 경찰의 제지를 무시했고, 조롱했다. 자신의 놀이터로 여기는 행태로서 한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묵살한 폭력적 행위다. 관련 주한미군을 모두 체포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평통사는 “주한미군지위협정(소파협정) 7조에는 주한미군이 한국 법령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2조에는 비공무 사건에 대해 한국이 체포·수사·재판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난동을 피운 주한미군은 법적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저녁 7시50분께 해운대해수욕장 근처에서 외국인들이 폭죽을 쏜다는 신고가 112에 70여건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경고방송을 했지만, 주한미군과 그 가족 등으로 추정되는 외국인들은 건물과 시민을 향해 폭죽을 잇달아 쏘았다. 경찰은 이런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현장에서 주한미군 ㄱ을 붙잡아 조사한 뒤 과태료 5만원을 처분했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 근처에서 폭죽 판매와 불꽃놀이 등을 제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주한미군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고, 주한미군은 지난 7일 “부산 시민이 느낀 불편함과 혼란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한국 사법 당국과 협조해 사건 책임자를 가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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