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 문수산에서 확인된 긴꼬리딱새 암수와 둥지. 울산시 제공
울산 문수산에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여름 철새 '긴꼬리딱새' 둥지가 확인됐다.
울산시는 6일 “태화강을 비롯한 지역 내 물새와 멸종위기·보호 야생생물 관찰 과정에 지난달 20일 울주군 문수산 계곡에서 긴꼬리딱새와 팔색조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제보를 받고 확인에 나서 계곡 근처 나무숲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긴꼬리딱새 암컷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이후 29일엔 둥지에서 4∼6마리로 추정되는 새끼들이 어미 새가 주는 먹이를 먹으려고 주둥이를 서로 높이 크게 벌리기 위해 다투는 모습을 포착했다. 암컷 어미 새가 여러 차례 둥지를 드나들며 먹이를 물어와 새끼들에게 먹이고, 수컷도 가끔 먹이를 물고 와 새끼들에게 빠르게 먹이고는 둥지를 떠나는 모습도 확인했다.
긴꼬리딱새는 해마다 5월 초 동남아시아에서 국내로 찾아와 번식한다. 알은 2주 동안 품고, 부화한 새끼는 8∼12일 동안 자라고 나면 둥지를 떠난다. 번식을 마치면 8월 초 다시 월동지인 동남아시아로 돌아간다. 이 새는 얼마 전까지 일본식 이름인 '삼광조'로 불렸다가 한국조류학회에서 수컷 꼬리가 암컷보다 3배 이상 긴 특징을 고려해 긴꼬리딱새로 고쳐 부르고 있다.
울산시는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간을 이동하는 철새(물새)와 그 서식지 보호를 위한 국제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가입을 추진하며, 태화강을 비롯한 지역 주요 하천의 철새(물새) 서식지 정보와 지도 작성을 위한 관찰 활동을 펴고 있다.
울산시 환경생태과 담당자는 "긴꼬리딱새는 각종 개발로 인한 번식지 환경 악화 때문에 국제적으로 개체 수가 줄고 있어 보호가 필요한 여름 철새다. 울산을 찾는 여름과 겨울 철새의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보다 안전한 번식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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