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아파트 승강기에서 다섯살 어린이가 자신의 키보다 높은 곳에 놓여있는 손소독제 뚜껑을 누르고 있다. YTN영상 캡처
대구의 다섯살 어린이가 아파트 승강기에서 손소독제를 사용하려다 손소독제가 눈에 들어가 각막 손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 대구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1일 대구시 달성군의 한 아파트 승강기에서 다섯살 어린이가 승강기 버튼 앞에 놓인 손소독제 뚜껑을 누르려다 용기에서 뿜어져 나온 소독액이 눈으로 들어갔다. 소독액이 눈에 튀어 들어가자 이 어린이는 갑자기 눈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어린이의 부모는 즉시 눈을 물로 씻기고 병원으로 데려 갔지만 소독제 속 독한 알코올 성분 때문에 각막에 화상을 입었다.
이 아파트 관리소 직원들은 “외갓집에 들른 어린이가 승강기에서 소독제가 눈에 들어갔다는 말을 들었다. 즉시 병원에 갔다는데 큰 부상은 없어야 할 텐데 걱정”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병원 관계자들은 “소독제가 농도가 진해 눈에 닿으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안구 표면에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승강기에는 어른의 허리 정도인 1m 높이에 손소독제를 놓아두지만 키가 작은 어린이들한테는 얼굴이 직접 닿는 위치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손소독제는 필수품이 됐지만 아파트 등에 비치된 손소독제 대부분이 용기에 담겨 조금만 눌러도 용액이 튀어나올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매우 위험하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