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포항문화재단이 잊혀가는 포항해녀들의 삶을 조명해보는 체험행사를 마련했다.
포항문화재단은 “29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해녀의 바다, 소금의 땅 포항’을 주제로 강연과 체험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29일 오후 2~4시 김수희 독도재단 교육연구부장이 ‘해방전후 제주출향 해녀들의 포항정착 역사’를 설명한다. 김 부장은 “제주도 해녀들이 일본강점기를 거치면서 외부로 나왔고, 지금은 그들의 2~3세들이 포항시 구룡포항 주변에서 활동하고 있다. 제주해녀들은 전통성이 강해 한 곳에 머물면서 생활하고 있지만 포항해녀들은 어장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이동한다. 울릉도와 경주 등지로 원정을 갈 때도 잦다”고 말했다.
다음달 2일 오후 2~4시에는 구룡포항에서 활동하는 현직 해녀 성정희씨가 나와 ‘포항해녀들의 삶’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다음달 4일 오전 9시∼오후 2시에는 서인만 전 구룡포읍민 도서관장의 안내로 포항해녀들이 많이 사는 구룡포항구를 찾아 해녀복을 직접 입고 해녀생활을 체험해본 뒤 해녀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마련해놨다. 경북도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경북 동해안에는 1580여명의 해녀가 생활하고 있으며 이중 포항해녀는 112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해녀와 함께 오래전 자취를 감춘 포항염전의 역사를 더듬어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30일 오후 2∼4시 배성동 작가가 ‘동해안 소금유통’의 역사를 설명한다. 다음달 7일 오후 2∼4시 박이득 향토사학자가 ‘역사 속 포항염전을 기억하다’는 주제로 강연한 뒤 해도·송도동 일대 포항염전의 흔적을 찾아본다. 박씨는 “오래전부터 포항시 해도, 송도, 죽도 등지에 염전이 있었다. 당시 포항부자들은 소금밭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1985년을 전후로 소금밭이 대부분 사라졌다. 당시 소금밭은 지금 버스정류장이나 공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서해안 소금밭은 천일염이지만 포항지역의 소금밭은 햇볕에 말린 갯벌 흙에 바닷물을 흘려내려 염도를 높인 다음 가마솥에서 불을 지펴 끓여 만든 소금으로 ‘화염’ 또는 ‘자염’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 천일염이 도입되기 전 소금생산방법이었으며 과도한 노동력과 땔감 부족으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문화재단은 각 프로그램 수강생을 30명씩 선착순 모집한다.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054-289-7826. 7822)으로 문의하거나 포항문화재단 누리집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포항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일반 강의실이 아닌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띄어앉기 좌석제로 운영하고, 같은 강의가 두차례 반복되고 중복수강도 가능하며 수강료는 없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포항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