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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 막개발 반대” 시민 집회…동구의회 의장 삭발

등록 2020-06-16 17:09수정 2020-06-16 17:17

동구의회 의장 삭발하며 상업시설 허가 취소 촉구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도 막개발 중단 촉구
배인한 부산 동구의회 의장이 16일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부산 북항 막개발 반대 집회에 참석해 삭발하고 있다.
배인한 부산 동구의회 의장이 16일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부산 북항 막개발 반대 집회에 참석해 삭발하고 있다.

재개발이 진행되는 부산 북항의 막개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 북항 재개발 구역을 포함하는 부산 동구의 주민 100여명은 16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 북항 막개발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지난 몇십년 동안 북항을 철조망으로 막아 주민 접근을 불허했는데, 이제는 북항 재개발 구역에 고층 건물들이 마구 들어와 아름다운 바다 조망을 가로막고 있다. 부산시는 지금이라도 생활형 숙박시설 허가를 취소하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배인한 부산 동구의회 의장은 삭발하며 부산시의 생활형 숙박시설 허가에 항의했다. 배 의장은 “부산시민의 휴식공간과 일자리를 위해 북항 재개발이 추진됐는데 북항 재개발 금싸라기 땅에 가진 자들의 생활형 숙박시설을 허가했다. 이게 누구를 위한 것이냐. 서울에서 내려온 토목건설업자들을 위한 것이다. 부산시가 생활형 숙박시설 허가를 취소하지 않으면 동료 의원들이 삭발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시의회도 부산 북항 막개발을 막는 행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지난 15일 부산시의원 7명으로 꾸려진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는 입장문을 내어 “부산시는 그동안의 사회여건과 제도변화 등을 고려하여 현재 시점에서 지구단위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제도개선 등 필요한 조치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통해 건축물 높이와 위치를 조정하고 상업시설을 짓지 못하도록 토지용도를 변경하라는 것이다.

또 해양교통위원회는 “부산시는 도시계획부서와 건축 인·허가 부서가 티에프(TF)를 꾸려서 부산 북항 재개발의 문제점을 찾고 (사업시행자인) 해양수산부·부산항만공사와 제도개선 사항 등을 다시 협의하라. 부산 북항 재개발의 모든 절차와 과정에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해양교통위원회는 “이 모든 과정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경우 부산시의회는 행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뒤늦었지만 부산시의회가 부산 북항의 막개발 저지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뜻이다.

부산시는 난감해하고 있다. 부산시는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가 고층 상업건물을 허가하는 조건에 땅을 매각해서 건축허가를 내줬는데, 건축허가를 취소하면 행정소송이 예상되고 패소할 것이다. 부산시 컨소시엄이 부산 북항 2단계 재개발 구간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면 2단계만이라도 막개발을 막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부산 북항 1단계 재개발 구간은 2008년 착공해 1~4부두와 중앙·여객부두 119만㎡와 해면부(바다) 34만㎡ 등 153만㎡에 공원·도로·공공시설 등 기반시설을 2022년까지 완공한다. 사업비는 2조388억원이다.

1단계 구간에 고층 건물을 허가한 것은 2008년 10월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지구단위계획 등) 고시다. 이 고시는 해양수산부의 전신인 국토해양부가 부산시와 협의를 통해 발표했다. 이 고시의 핵심은 부산 북항 재개발 1단계 구간과 옛도심(원도심) 사이의 충장대로를 따라 80~280m 높이의 고층 건물들이 1.8㎞에 걸쳐 들어서는 것을 허용한 것이다. 고층 건물에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앞 상업·업무지구 4만5855㎡에 숙박시설도 포함됐다. 이에 2012년과 2018년 3개 컨소시엄이 상업·업무지구 땅을 사들였고 지난 2017년 1월 협성르네상스에 이어 지난 4월 부산오션파크가 각각 200m, 213m 높이의 생활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 허가를 부산시로부터 받았다. 레지던스는 모텔·여관 등과 달리 취사시설을 둘 수 있고 분양을 받을 수 있어 집주인이 거주하거나 세를 줄 수 있는 등 사실상 아파트와 다름없다.

2022~2030년 사이 진행되는 2단계 사업은 자성대 부두, 부산역, 부산진역, 좌천·범일동 일대 220만㎡를 금융·비즈니스·연구개발 중심의 혁신 성장 거점으로 만드는 내용이다. 부산시가 대표회사이고 부산항만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한국철도공사·부산도시공사가 참여하는 부산시 컨소시엄은 지난달 27일 해양수산부에 부산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3월 해양수산부는 부산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에 참여할 사전투자의향서를 접수했는데, 부산시 컨소시엄과 동원개발이 서류를 냈다. 해양수산부는 두 곳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다음달 2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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