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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앞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날이 다시 올까?

등록 2020-06-11 05:00수정 2020-06-11 07:27

창원시 ‘수영하는 해(海)맑은 마산만 부활 프로젝트’ 추진
창원시장 등 17일 44년 만에 처음으로 마산만에서 수영
경남 창원시 마산 앞바다 전경. 왼쪽 작은 섬이 돝섬이고, 오른쪽 큰 섬이 해양신도시 조성을 명분으로 건설한 국내 최대 해상 인공섬이다.
경남 창원시 마산 앞바다 전경. 왼쪽 작은 섬이 돝섬이고, 오른쪽 큰 섬이 해양신도시 조성을 명분으로 건설한 국내 최대 해상 인공섬이다.

오는 17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시 마산 앞바다의 돝섬에서 허성무 창원시장 등 창원시민 10여명이 해수욕을 한다. 창원시민이 마산 앞바다에서 해수욕을 하는 것은 1976년 가포해수욕장 폐쇄 뒤 44년 만에 처음이다.

호수처럼 잔잔한 마산 앞바다는 한때 ‘물 좋은 마산’의 자랑이었으나,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로 물고기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됐다. 하지만 최근 창원시민들은 “마산 앞바다에서 안심하고 해수욕을 즐기는 날이 다시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허성무 시장이 수영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드는 것도 창원시민의 기대를 현실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창원시는 지난해 7월19일 ‘마산만 수질개선 특별전담팀’을 구성하고, 10월1일 ‘수영하는 해(海)맑은 마산만 부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허성무 시장은 “마산만 수질을 2023년까지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1.7을 달성해 수영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해수욕장에 요구되는 법적인 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2.0 이하여야 해수욕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07년 연안오염총량제 시행 이후 마산만 바닷물의 화학적 산소요구량 농도가 가장 좋았던 때는 2013년 1.73이었다. 목표를 1.7로 정한 데에는, 가장 좋았던 때보다 더 좋은 수질을 만들어 안심하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창원시는 육상오염원 해양유입 저감, 해양생태계 자정능력 배양, 해양환경 과학적 관리체계 마련 등 3개 전략을 세우고 2023년까지 5년에 걸쳐 5048억원을 들여 45개 세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산만 바닷물의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2007년 이후 2013년까지 꾸준히 개선됐으나, 이후 다시 나빠져 2018년 2.2를 기록했다. 마산만 부활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난해엔 1.96으로 조금 나아졌다.

창원시는 지난 1일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해수욕장 수질 기준에 맞춰 마산 앞바다 5개 지점의 수질을 검사했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해양수산부 ‘해수욕장의 환경관리에 관한 지침’은 해수욕장 수질 기준을 바닷물 100㎖당 대장균은 500개 이하, 장구균은 100개 이하로 정하고 있다. 검사 결과, 바닷물 100㎖당 대장균은 1~52개, 장구균은 1~10개 검출됐다. 앞서 지난해 여름 현재 창원시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광암해수욕장 수질을 5차례 검사한 결과, 바닷물 100㎖당 대장균은 1~185개, 장구균은 1~31개가 나왔다. 두곳 모두 수질 기준을 충족하는데, 마산 앞바다가 광암해수욕장보다 더 좋은 수질을 갖춘 셈이다.

이달 초 마산 앞바다 돝섬 인근에서 발견된 해양생물 ‘잘피’.
이달 초 마산 앞바다 돝섬 인근에서 발견된 해양생물 ‘잘피’.

이달 초에는 90년대 들어 자취를 감췄던 ‘잘피’가 마산 앞바다의 돝섬 인근에서 발견됐다. ‘잘피’는 바닷물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여러해살이풀로, 건강한 연안생태계를 상징하는 해양생물이다. 이찬원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위원장은 “2009년 봉암 갯벌에서 붉은발말똥게, 2018년 덕동 갯벌에서 갯게 등 멸종위기종이 발견되며 마산만 부활의 희망을 가져온 것처럼, 잘피의 발견으로 마산만 해양환경 관리체계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원시와 시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2000년대 들어 마산 앞바다에 건설된 64만2167㎡의 국내 최대 해상 인공섬이 대표적이다. 이 인공섬은 해양신도시 건설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는 마산만에서 퍼낸 준설토를 가까운 곳에 버리기 위해 건설한 애물단지이다. 인공섬은 마산만 조류 속도를 47%나 늦추면서 해수 순환율을 낮춰, 마산만 수질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다시 없애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창원시는 시민들에게 인공섬 활용방안을 묻는 절차를 밟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마산만 수질개선은 미뤄서는 안 될 시급한 과제이다. 울산 태화강의 기적을 넘어서는 마산만의 기적을 시민과 함께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창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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