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왼쪽)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오른쪽)이 지난 9일 코로나19 극복에 협력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9일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건소와 학교의 비상연락망을 만들기로 하는 등 두 손을 맞잡았다. 코로나19 대응 상설협의체를 만들고 학교와 보건소의 긴급연락망을 구축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한다는 내용이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곳곳에서 충돌했던 두 기관이 제대로 된 코로나19 방역 파트너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은 코로나19 확진자 정보와 동선 공개 시점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부산시는 확진자 판정이 나고 1~2일이 지난 뒤에 확진자 정보와 동선을 공개하는 데 반해, 부산시교육청은 먼저 학부모와 접촉해서 확진 판정 당일 또는 다음날 언론에 공개한다. 부산시교육청이 확진자 정보와 동선을 먼저 공개할 때마다 부산시 보건담당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제기돼 왔다.
지난 9일 부산시교육청에서 열린 부산시 교육행정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코로나19 의료진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엄지척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두 기관은 확진자 및 확진자와 접촉한 학생·교직원의 정보 공개를 두고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부산시교육청은 학교에 실시간 제공을 요구하고 있지만 부산시는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학교에 통보하지 않다가 등교 개학 이후 일부 정보만 학교에 통보하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의 전수조사를 두고서도 부산시는 밀접접촉자만 보건소에서 무료 검사를 하자는 입장이고 부산시교육청은 모든 학생의 무료 검사를 요구해 입장차를 보였다. 실제 지난달 29일 부산 금정구 내성고 3학년이 확진되자 부산시교육청은 3학년 전체 191명의 검사를 요구했지만 부산시는 83명만 보건소에서 무료 검사를 받도록 조처했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나머지 학생 108명에게 민간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도록 하고 검사비를 부담했다.
이런 가운데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지난 9일 오후 부산시교육청에서 열린 ‘2020년도 상반기 부산광역시 교육행정협의회’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코로나19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매뉴얼과 상설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학교와 보건소의 긴급연락망을 구축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에 적극 공조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김석준 교육감의 공동선언이 내실을 거두려면 실무자들의 화학적 결합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시가 지금보다 선제·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한다”고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동선언을 계기로 두 기관이 공조를 더 잘했으면 한다”고 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