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3월23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가 코로나19로 생활이 힘든 시민들을 위해 각종 행사비 등을 아껴 모은 돈 2927억원으로 45만여 가구에 가구당 50만∼90만원씩 긴급생계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 코로나19 긴급생계자금 지급대상이 아닌 공무원, 교직원, 공공기관 직원 등 3900여명이 부정한 방법으로 돈 25억원을 받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시는 8일 “지난 4월 10일부터 지급한 긴급생계자금을 받아서는 안 되는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공사, 공단직원, 대구시 출자출연기관 등 3900여명이 25억원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나 환수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공무원 1800여명, 사립학교 교직원 1500여명, 군인 300여명, 공사, 공단 또는 대구시 출자, 출연기관 직원 200여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무원 중에는 대구시와 구청 공무원들도 있지만 대구에 근무하는 중앙부처 공무원, 식약청, 노동청, 경찰, 국립대 직원 등이 다양하게 포함돼 있고, 정부 산하 공사, 공단 직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 3월23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생활이 힘겨운 대구시민 45만여 가구에 긴급생계자금을 가구당 50만원∼90만원씩 지급한다고 발표하고 지난 4월3일부터 신청을 받아 4월10일부터 지급했다. 하지만 중위소득 100%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실업급여수급자와 함께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공공기관 직원은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인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 “긴급생계자금도 제대로 못주는 대구시에 어떻게 대구경제를 맡길수 있겠나.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제부시장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공무원은 대구시 긴급생계자금 지급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중위소득 100%이하에 해당되는 공무원들이 신청을 했고, 대구시는 공무원 연금공단 등에서 공무원 명단을 넘겨 받지 못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백동현 대구시 혁신성장국장은 “돈을 잘못 지급한 3900여명을 상대로 이번주 부터 환수절차를 밟아나가겠다. 환수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몇몇 대구시 관계자들은 “대구시 이외 다른 부문의 공무원들과 공사, 공단 직원들한테 대구시 긴급생계자금을 환수하는 과정에서 후유증이 불거질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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