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이 기증받은 유물을 토대로 복제한 ‘언양현감 윤병관의 만인산’.
‘만인산’이라는 유물을 통해 19세기 말 울산 서부권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만인산은 햇빛을 가리는 일산 또는 양산의 일종이다. 19세기 지방관의 의장품으로 쓰였던 일산에 지방관의 선정을 기리기 위해 고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수놓아 선물하면서 ‘만인산’ 또는 ‘천인산’이라고 불리게 됐다.
울산박물관은 “9일부터 올해 첫 특별기획전으로 ‘언양현감 윤병관의 만인산’을 연다”고 8일 밝혔다. 8월2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1887년 언양현감으로 부임한 윤병관의 만인산을 통해 그의 생애, 지방관(수령)으로서 치적, 당시 언양현 관할이던 울산 서부권의 사회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 기획됐다.
언양현감 윤병관의 만인산은 1888년 7월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통훈대부 행 언양현감 윤병관의 청덕과 선정이 영세토록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만인산‘(通訓大夫行彦陽縣監尹候秉寬淸德善政永世不忘萬人傘)’이라는 송덕문과 함께 이를 바치는 1115명의 이름과 직함이 적혀 있다. 2016년 서울에 사는 후손 윤정열씨의 기증을 받아 울산박물관이 보존 처리했다.
울산박물관이 기증받아 보존 처리한 ‘언양현감 윤병관의 만인산’ 진품. 산대(손잡이)가 훼손돼 없어진 상태다.
전시는 △윤병관의 일대기 △윤병관이 언양현감으로 부임할 당시 언양지역 사회상 △만인산 기증 경위와 보존처리 과정 등 3부로 이뤄졌다. 윤병관은 1848년 태어나 1866년 3월 무과에 급제한 뒤 여러 관직을 거친 조선후기 무관이다. 언양현감으로 부임해선 학교를 중수하고, 성곽을 고쳐 쌓고, 세금을 감해 주는 등 선정을 베푼 사실이 만인산을 제작하면서 작성한 ‘포선저적문’에 나타나 있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시대 울산 지역 역사와 인물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울산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