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6일 오전 11시 대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열린 ’2020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날‘ 행사에서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사진 앞에서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6일 또다시 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56) 국회의원(전 정대협 상임대표)을 강하게 비난했다. 윤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기억연대 자금 유용과 안성힐링센터 고가매입 의혹에 대해 해명한 지 8일 만이다. 이 할머니는 또 이날 대구·경북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인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시민모임)에 대해서도 격한 비판을 쏟아냈다.
시민모임은 이날 오전 11시 대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2020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날‘ 행사를 열었다. 시민모임은 매년 6월6일을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로 정해 회원들과 함께 돌아가신 할머니를 추모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 할머니를 비롯해 최봉태(58) 변호사(시민모임 이사), 서혁수 시민모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할머니는 먼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사진 앞에 술잔을 올린 최 변호사에게 날을 세웠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사진 앞에 주저앉아 “우리를 26년이나 팔아먹은 저 악독한 최봉태 변호사는 악인”이라며 “어디 여기에 와서 술잔을 부어, 건방지게”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할머니는 이어 “시민모임이 아닌 ’위안부‘ 역사관으로 떳떳하게 내가 교육관을 만들겠다”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6일 오전 11시 대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열린 ’2020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날‘ 행사에서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사진 앞에서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정대협과 윤 의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이 ’위안부‘를 30년이나 팔아먹은 게 지금 드러났다”며 “정대협 없어지고, 정대협에 근무하는 사람들 없어지고, 수요일 데모도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이어 “정대협, 엄청나던데 나는 그걸 몰랐다”며 “내가 이걸 해결하고 하늘나라 가야 먼저 간 언니들에게 내가 말을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추모시 낭독 뒤 행사가 끝날 무렵 취재진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이 ’위안부‘를 앞세워서 해먹었다”며 “시민모임도 하나 도와준 것 없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위안부‘ (문제) 해결하려고 했으면 해결하고 가야지 자기 마음대로 했다”며 “여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윤 의원을 비판했다. 또 “지금 검사(윤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하고 있는데 마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또 안이정선 시민모임 이사에 대해서도 “내가 미국 가면서 한번 따라가자고 하니까 ’바빠서 못간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취재진이 중간에 두 번이나 “윤미향 의원과 최근 연락한 적 있느냐”고 질문하자 이 할머니 측근은 이 할머니를 만류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계속 말을 이어나가다가 “안 죽고 살아온 우리를 왜 팔아먹냐”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 할머니는 마지막에 “정대협도 없어져야 하고 수요시위도 없어져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날 행사는 35분 만에 끝났다.
시민모임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입장문을 내어 “현 (시민모임) 이사들에 대한 이용수 할머니의 말씀은 이사님들과 할머니와의 개인적인 오해와 작은 마찰에 인한 것으로 조속히 자리를 마련해 소통으로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용수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시민모임과 사전에 계획된 내용이 아님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대구·경북에는 27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여성가족부에 등록돼있다. 이 가운데 25명이 세상을 떠났고, 지금은 이 할머니를 포함해 2명만 남았다.
글·사진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