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달 29일 등교수업 학교를 찾아가 방역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등교 개학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의 일부 구성원이 전수조사를 거부하는 데 이어 학교 관리자는 전수검사를 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학교 방역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방역의 컨트롤타워인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검사 인원을 다르게 파악하는 등 방역 공조에 허점도 드러내고 있다.
4일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부산 144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인 부산 금정구 내성고 3학년이 지난달 29일 저녁 확진 판정을 받자 부산시는 30~31일 내성고 3학년 191명 가운데 80여명과 교직원 79명 가운데 20여명한테 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무료 검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부산시교육청이 전수검사를 부산시에 요청했지만 부산시는 거부했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전수검사를 직접 하기로 하고 지난 1일 보건소 검사를 받지 않은 3학년과 교직원들한테 ‘민간병원에서 검사하고 영수증을 제출하면 검사비를 지급할 테니 공동체 안전을 위해 검사를 꼭 받으라’고 지시했다.
결과는 달랐다. 부산시의 통보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교육청의 통보를 받은 학생 9명과 교사 2명은 검사를 받지 않았다. 부산시의 통보를 받고 검사를 거부하면 벌금 300만원이 부과되지만 부산시교육청의 지시를 거부하면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사를 거부한 학생 9명 가운데 5명은 가정학습 등을 이유로 고3이 등교를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확진자가 발생한 29일까지 학교에 가지 않았다. 검사를 거부한 교사 2명 가운데 1명은 지난달 20일 이전부터 장기휴가 중이었다. 나머지 학생 4명과 교사 1명은 지난달 20일부터 학교에 나왔다. 내성고 관리자는 “정상 등교한 학생 4명은 선별진료소에 가는 것을 꺼렸고 교사 1명은 무증상이고 접촉자가 아니라며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했으나 5명 모두 4일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주변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금정구 주민 박아무개(47)씨는 “좁은 지역사회에서 언제 어느 곳에서 감염될지 모르는데 귀찮고 불편하다고 검사를 거부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닌가. 우리가 여기까지 오려고 얼마나 같이 노력했는데 그물에 구멍을 내면 그간 노력해온 사람들을 무시하고 배신하는 것이 아니겠나”고 말했다.
학교 관리자의 대처도 문제다. 이 학교 관리자는 3일 취재진에 “검사를 받지 않은 학생 9명과 교사 2명 모두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가 취재진이 부산시교육청에 확인 요청을 하자 “정상 등교한 학생 4명과 교사 1명이 4일 검사를 받기로 했다”고 뒤늦게 말을 바꿨다. 학교 쪽은 4일 오후 부산시교육청에 5명이 검사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의 공조체계도 문제다. 부산시가 통보한 보건소 검사자에 대해 부산시는 학생 83명, 교사 25명으로 밝혔지만 부산시교육청은 학생 86명, 교사 26명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등교를 맞아 철저한 공조를 해야 하는 두 행정기관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수검사를 추진했는데 현장 방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두 기관의 협력과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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