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에 1만 마리 정도밖에 없는 희귀텃새 ‘흰목물떼새’의 번식 둥지가 울산 태화강 중류 선바위 일대에서 확인됐다.
울산시는 태화강 일대 물새 서식과 멸종위기·보호야생생물을 관찰하던 지난달 26일과 지난 1일 울주군 범서읍 태화강 선바위 일대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흰목물떼새 둥지를 잇달아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6일엔 강가 자갈밭 속에 갈색 점이 있는 알 3개가 있는 둥지를 발견해 관찰했으나, 1일 알이 없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낚시꾼이나 뱀 등 천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1일 다시 주변을 관찰하던 중 하류 쪽 자갈밭 사이에 4개의 알을 암수가 번갈아 품고 있는 둥지를 새로이 발견해 먼 거리에서 부화 과정을 관찰하고 있다고 울산시는 설명했다.
흰목물떼새는 도요목 물떼샛과 조류로서, 턱밑과 목 부위가 희고, 목과 가슴 사이 검은색 띠가 목덜미까지 이어진다. 작은 무리로 물가를 걸어 다니면서 수서 곤충류나 수서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는다.
겨울철새로 알려지다가 1994년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서 번식이 관찰되고, 이후 전국 각지의 하천에서 텃새로 번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에 분포하지만 서식 밀도가 매우 낮아 세계적으로 1만 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천 직강화 공사 등으로 흰목물떼새가 알을 낳고 번식할 자갈밭이 물에 잠기거나 갯벌이 매립되면서 번식지와 서식지가 줄고 있는 추세다. 태화강가 자갈밭은 그나마 보전상태가 온전해 흰목물떼새의 번식에 좋은 환경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 울산시 환경생태과 주무관은 "태화강가 자갈 보전상태는 아직 물새 번식에 최적지로 확인됐다. 다만 물새들이 안전하게 번식할 수 있도록 알과 둥지를 보호하는 일에 강가를 산책하거나 낚시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울산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