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시설인 부산 금정구 장전동 ‘크리스천 글로벌 비전센터’(3층).
부산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들은 조용한 지역사회 전파의 주범이어서,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일 부산시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부산의 확진자 144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한 확진자는 7명이다. 이들은 지난 2월23일~3월13일 확진 판정을 받고 79~99일이 지났다.
부산 첫번째 확진자를 포함해 34명의 확진자가 나온 온천교회 최초 전파자도 첫번째 확진자가 2월21일 발생하고 100일이 지났지만 찾지 못했다. 다만 부산시 역학조사반은 경찰에 온천교회 확진자들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경찰이 GPS방식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했더니 최소 10명이 부산대 앞 신천지 관련시설 3곳을 4주 동안 10여차례 같은 시간대에 방문한 것을 확인했다.
역학조사관이 신천지 시설을 왜 방문했는지 추궁했으나, 당사자 대부분이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를 부인했다. 이에 부산시는 이들이 온천교회 교인을 신천지로 유인하기 위해 온천교회에 위장 잠입한 이른바 ‘추수꾼’이거나 영문도 모르고 추수꾼에 이끌려 교육을 받으러 간 것으로 의심했지만, 역학조사반은 수사 권한이 없다며 조사를 끝냈다.
신천지 시설인 부산 금정구 장전동 ’푸를 청’(2층).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방법은 오차범위가 5~30m인 GPS와 오차범위가 500m인 셀값, 오차범위가 3~5㎞인 기지국 등 3가지가 있다. 형사사건 피의자들이 오차범위가 좁은 GPS 위치추적 결과를 부인하면 범인으로 간주한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를 시인하고 근처 다른 장소에 갔다고 주장하면 주변 폐회로텔레비전을 확인해서 교차 검증을 한다”고 말했다. 경찰의 설명대로라면 온천교회 확진자 10여명은 신천지 시설을 방문했으면서도 역학조사에서 “가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다.
부산 144번째 확진자인 부산 내성고 3학년생의 감염경로는 갈수록 미궁에 빠지고 있다. 부산시 역학조사반이 지난 30~31일 내성고 3학년 학생과 밀접접촉한 내성고 학생과 교사 등 110명, 피시방 2곳 이용자 50명, 가족 3명 등 175명의 코로나19 검사를 했더니 모두 음성이 나왔다. 이 학생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도 외국이나 다른 도시를 방문한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남은 조사방법은 두 가지다. 부산에서 확진된 환자 또는 다른 도시 확진자의 부산 동선과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 조사하고 유전자 조사를 통해서 부산 144번째 확진자의 감염원이 어디서 왔는지를 추정할 수는 있지만 명확하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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