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료원에 코로나19 환자가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에서 등교 개학 뒤 처음 코로나19에 감염된 부산 내성고 3학년 학생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는 피시방을 6시간이나 이용했고 마스크를 일부 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부산시 역학조사팀이 파악한 부산 내성고 3학년 ㄱ군(18)의 이동경로(동선)을 보면, 복통·설사·인후통 증상이 나타난 지난 27일 오전 9시30분 병원에 들러서 처방전을 받은 뒤 약국에 들렀다. 이어 오전 10시 친구 집에 들렀고 오전 11시부터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앞 OX피시방(부산 금정구 금정로 69번길 22)에서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머물렀다.
28일 정상 등교를 하고 오후 4시까지 수업을 받았다. 29일엔 등교를 했으나 복통 증상이 다시 나타나 1교시를 마치고 동래구보건소를 찾아가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동래구보건소로부터 집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ㄱ군은 오전 10시34분부터 오후 4시31분까지 메가마트 동래점 앞 BRB피시방(부산 동래구 명륜로 125)에서 6시간여 동안 있었다.
부산시 역학조사반은 “피시방 폐회로텔레비전을 확인해보니 ㄱ군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때도 있어서 피시방 이용자들의 전수검사가 필요하다. 두 피시방 이용자가 44명인데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두 피시방을 이용했다면 보건소에서 즉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 역학조사반은 30일 낮 1시30분 기준 ㄱ군의 부모와 동생 등 가족 3명, ㄱ군의 같은 반 학생 20명, ㄱ군과 이동수업을 한 41명을 포함해 1차 접촉자 125명의 전수검사를 벌이고 있다. 역학조사반은 “1차 접촉자 검사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 전수검사 대상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내성고는 전교생 600여명과 교직원 60여명이다. 3학년은 20일부터, 2학년은 27일부터 등교했다. 1학년은 다음달 3일 등교 예정이었다.
내성고 주변 학교들도 긴장하고 있다. 내성고 학생들이 다니는 학원에 주변 학교 학생들이 다니거나 시내버스 등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이다. 내성고로부터 지름 1㎞ 안에는 부산정보관광고·용인고·대명여고·금정여고·부곡여중·동현중·동해중·동현초·서동초·교동초·현곡초·서곡초 등 12곳이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내성고는 다음달 1일부터 전교생 모두 등교를 중지하고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한다. 주변 학교의 등교수업 중단 여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륜·경정을 운영하는 부산 금정구 스포원도 비상이 걸렸다. ㄱ군의 아버지가 직원이기 때문이다. 스포원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250여명의 직원한테 자가격리를 통보했다. 또 30일부터 실내 스포츠센터와 축구장·풋살경기장 등의 이용을 금지했다. 스포원 쪽은 “경륜·경정이 다음달 14일까지 중단된 상태여서 고객들과 접촉은 없었고 ㄱ군 아버지가 근무하는 사무실이 분리돼 있어 밀접접촉자가 많지 않지만 만일을 대비해 직원들이 자가격리 중이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