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울산운동본부’는 27일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추가시설 건설과 관련해 28일부터 6월6일까지 울산 북구 사업장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주민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수원이 경북 경주시 월성원전에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을 추가 건설하려 하자 28일부터 경주시에 이웃한 울산 북구에서 맥스터 추가 건설 관련 주민 찬반투표가 시작된다.
울산지역 98개 시민·사회·노동단체가 참여하는 ‘월성 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울산운동본부’는 27일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일부터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추가시설 찬반 울산 북구 주민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26일까지 4만3674명의 주민투표 동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민투표 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의 직접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과 산업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사용후핵연료 정책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3월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북구 주민단체들은 “울산 북구는 월성원전에서 불과 8㎞ 거리에 인접해 있어 직접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데도 사용후핵연료 추가시설 관련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며 1만1484명의 주민 서명을 받아 산업통상자원부에 주민투표를 청원했다 하지만 산업부가 “원전 관련 시설의 운영·설치는 국가사무”라는 이유로 거부하자 민간 주도의 주민투표를 추진하게 됐다.
주민투표 운동본부는 “지난 23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가 전국 의견수렴을 위한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는데, 국내 핵발전소 26기의 54%인 14기가 울산시청 반경 30㎞ 이내에 있는데도 울산 시민참여단 비율은 전국 549명의 고작 1.8%인 9명에 불과했다. 산업부와 재검토위는 그동안 울산시장과 기초단체장들의 의견마저 무시한 채 객관성과 공정성을 모두 상실한 ‘맥스터’ 건설을 위한 공론화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에 △재검토위 해산 △산업부 책임자 처벌 △제대로 된 사용후핵연료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주민투표 운동본부는 울산 북구 유권자(17만3600여명)의 3분의 1 이상 되는 6만명 이상의 투표 참여를 목표로, 28~29일엔 현대자동차 등 주요 사업장 사전투표, 다음달 1~2일엔 온라인 투표, 5~6일엔 본 투표 등 3단계로 일정을 잡아 주민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최근 여론조사기괸 리서치뷰에 의뢰해 울산 북구에 사는 18살 이상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방식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추가건설에 76.8%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86.0%는 ‘북구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했고, 69.7%는 ‘월성핵발전소를 조기 폐로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사진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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