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주민센터 3층 강당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는 주민들이 거리두기를 한 상태로 앉아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경남사랑카드를 사용하는 손님들 덕택에 그나마 숨통이 트였어요.”
최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부근 상가에는 경남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받은 경남사랑카드를 사용하는 손님을 한명이라도 더 끌어들이려고 ‘경남사랑카드로 결제 가능합니다’라는 안내문을 입구에 붙이는 업소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 지역에서 통닭집을 운영하는 권아무개(37)씨는 “요즘은 손님 세명 중에 한명 정도가 경남사랑카드로 결재를 한다. 주로 서민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우리 가게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없었으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정부보다 열흘 앞선 지난달 23일부터 소득 하위 50% 가구에 가구당 20만~5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경남은행과 농협의 선불카드인 경남사랑카드로 지급하고 있는데, 지원금은 받은 가구는 단 한가구도 예외 없이 이 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경남도 집계 결과, 긴급재난지원금 전체 지급대상 64만8322가구의 59.7%인 38만7346가구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2주일 동안 지원금을 신청해, 전체 지급예정액 2036억원의 59.6%인 1214억원어치의 경남사랑카드를 받아갔다.
경남은행 집계 결과, 지난 7일까지 경남은행의 경남사랑카드는 20만3345가구에 668억원어치가 지급됐다. 이날까지 경남사랑카드를 1차례라도 사용한 가구는 20만3345가구로, 단 한가구도 빠짐없이 모든 가구가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용횟수는 117만7754차례로, 가구당 평균 5.8차례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사용한 총액은 347억원으로, 전체 지급액의 51.9%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평균 사용액은 17만646원이었다. 한번에 평균 2만9422원씩 소액결제를 하며 아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는 편의점·동네마트 등 유통점 36.5%(126억8902만원), 일반음식점 20.2%(70억2900만원), 정육점 등 음식료품점 13.7%(47억4563만원), 병원·약국 6.6%(23억1042만원), 이미용실 3.3%(11억6171만원) 순이었다. 학원비·기름값 등 기타도 19.6%(68억820만원)에 이르렀다.
경남도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한 경남사랑카드를 사용하는 손님을 환영한다는 안내문을 붙인 가게가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난 12일까지 경남도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은 가구는 49만9928가구, 지급액은 1559억원으로 지급률이 77%를 넘어서는 등 경남도민의 호응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증거라도 판단한다. 영세상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이 경제위기 회복에 실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보다 정확히 파악해, 경남도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업무에 모든 역량을 투입한 상황이라, 경남도 긴급재난지원금 사용현황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남도 긴급재난지원금은 오는 22일까지 신청할 수 있고, 9월3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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