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내연산의 겸재송(사진 위쪽)과 이 소나무를 모델로 350여년 전 겸재 정선이 그린 <고사의송관란도>(사진 아래쪽).
경북도가 ‘부석사 선비화’ ‘내연산 겸재송’ 등 전설이 깃든 보호수 300그루를 소개하는 책자를 펴내 관광홍보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23일 “경북지역에서 지정·관리하는 소나무, 느티나무, 버드나무, 은행나무 등 59개 수종 보호수 2033그루 가운데 전설·민담·설화가 깃든 300그루를 선정해 책으로 펴내 관광문화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업비 9600만원을 들여 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에 보호수 300그루 선정작업을 맡겼다. 올 연말 구체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1300여년 전 신라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현재까지 살아있다는 영주 부석사의 선비화 골담초.
영주 부석사 조사당의 ‘선비화’로 불리는 ‘골담초’가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골담초는 1300여년 전 신라 의상대사(625년∼702년)가 꽂은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현재까지 살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고사의송관란도>의 모델로 알려진 포항 내연산의 ‘겸재송’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 하회마을 한복판에 자리 잡은 600년된 느티나무 삼신당, 400여년 전 방랑시인 김삿갓이 나무 아래에서 쉬어간 뒤 모양이 삿갓처럼 변했다는 안동시 북후면의 ‘김삿갓 소나무’도 관광홍보 보호수로 거론된다.
경북도는 보호수 300그루를 선정해 내년 초 책자로 펴내 공공기관과 학교 등에 보내고, 한국관광공사 홍보매체 <대한민국 구석구석>과 경북도 홍보 유튜브 <보이소티브이> 등을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최대진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그동안 보호수의 다양한 가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단순히 보호하고 보전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앞으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보호수를 새로운 관광문화 자원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경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