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태화강 상공에서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군무를 펼치는 떼까마귀. 울산시 제공
지난 넉 달 사이 울산 태화강을 찾은 겨울새가 전년도 겨울보다 종과 개체수 모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태화강 본류의 겨울철 조류를 자체 모니터링한 결과, 모두 70종 13만5103마리가 관찰됐다고 23일 밝혔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관찰한 64종 10만8778마리와 비교해 종과 개체수 모두 늘어난 것이다. 주로 관찰된 종은 떼까마귀와 흰죽지, 청둥오리, 물닭, 붉은부리갈매기 등이었다.
울산을 대표하는 겨울철새 떼까마귀는 지난 2015년 5만5000여 마리에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만여마리가 관찰되다가 이번 겨울엔 13만여마리가 확인돼 전체 조류 개체수가 늘어나는 주요인이 됐다. 하지만 2013~2015년 계속 태화강을 찾다가 모습을 보이지 않던 기러기목 오리과 황오리도 5년 만에 다시 태화강을 찾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흰목물떼새도 황오리와 함께 모래하천에서 확인됐다
조류 중 최강자 맹금류도 황조롱이(천연기념물 제323-8호)와 말똥가리가 해마다 태화강을 찾고, 새매(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천연기념물 제323-4호), 참매(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천연기념물 제323-1호) 등도 낮에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만큼 자주 나타났다.
울산시는 태확강을 비롯해 외황강·회야호·선암호수공원 등의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은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간을 이동하는 철새와 그 서식지 보호를 위한 국제기구다
울산시 환경생태과 담당자는 “태화강과 주변 숲에 먹이가 충분할 정도로 생태계가 안정돼 있어 겨울철 조류 월동지로서 충분한 환경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에 등재를 통해 철새 이동 서식지로서 태화강 등 울산지역 하천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