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71명이 발생한 경북 경산 서요양병원.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요양보호사 1명이 21일 저녁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 발생한 경북 경산시 서요양병원에서 20여일 동안 자원봉사를 했던 요양보호사가 음성 판정을 받고 일주일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요양보호사는 음성 판정을 받고 서요양병원에서 나와 일주일 동안 일상생활을 하며 백화점과 식당 등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는 22일 “경남 창원시에 사는 ㄱ(65·남)씨가 지난 21일 저녁 6시20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마산의료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남의 코로나19 전체 확진자는 113명으로 늘어났다.
역학조사팀의 말을 종합하면, 서요양병원에서 지난달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방역당국은 서요양병원 전체를 봉쇄하는 동일집단 격리(코호트 격리)를 했다.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이 병원에선 환자 55명, 직원 16명 등 7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환자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은 물론 요양보호사도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은 ㄱ씨는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서요양병원으로 달려갔다. 서요양병원은 마지막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31일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추가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아 15일 0시 격리에서 해제됐다. ㄱ씨도 격리 해제를 앞두고 지난 4·9·13일 등 3차례 검사를 받아 모두 음성 판정이 나서 15일 집으로 돌아갔다. 당시 경산시보건소는 “4~5일 뒤 재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이에 ㄱ씨는 2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보건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았다. 이날 저녁 양성 판정이 나와 마산의료원에 입원했다.
ㄱ씨는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과 떨어져 별도 거처에 지내면서 백화점·식당 등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 역학조사팀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검사 이틀 전인 19일부터 ㄱ씨의 동선과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14일로 알려져 있고, 서요양병원의 마지막 확진자는 지난달 31일 발생했다. 그런데 ㄱ씨는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서요양병원 확진자와 접촉하고 20여일 지나서야 무증상 상태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ㄱ씨의 감염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심층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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