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부산의료원에 환자가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에서 26일 만에 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로 기록된 부산의료원 간호사와 그의 아버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이들 부녀가 21대 총선 사전투표를 했고 같은 시간대에 300여명이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활절 교회 예배 등을 통해 두 사람과 접촉한 사람도 1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부산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0일 부산시가 역학조사를 통해 공개한 부산 128·129번째 확진환자의 이동경로를 보면, 간호사의 아버지인 128번째 확진환자(58)는 지난 8일 몸살·피로감·어지러움 증상이 나타났다. 그는 10일 오후 5시30분~오후 6시 북구 구포2동주민센터에 들러 사전투표를 하고 귀가했다. 부산의료원에 입원한 대구요양병원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돌보던 129번째(25·여) 확진환자는 10일 오후 1시 동래구 사직1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부산의료원 기숙사로 갔다.
128번째 확진환자가 사전투표를 하기 30분 전인 오후 5시부터 사전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까지 204명, 129번째 확진환자가 사전투표한 오후 1시부터 오후 2시까지 162명이 투표한 것이 확인됐다.
부산시 역학조사팀은 두 사람과 선거사무종사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줄을 섰다며 자가격리 조처를 하지 않았지만 부녀가 사전투표장을 방문한 시간대에 머물렀던 유권자 300여명은 불안에 떨고 있다.
간호사 아버지가 12일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던 부산 강서구 새날교회 접촉자는 160여명에서 199명으로 늘어났다. 부산시는 교인 199명 가운데 부산시민 138명한테 2주 동안 자가격리명령을 내렸다. 또 부산시민 138명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수검사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1차 검사한 82명 모두 음성이 나왔다.
또 새날교회 교인 외에도 간호사 아버지가 증상이 나타나기 이틀 전인 지난 6일부터 18일 확진 판정을 받고 부산의료원에 입원할 때까지 접촉한 사람은 간호사 아버지가 근무하고 있는 고교 교직원 60명 등 147명이다. 이들은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간호사가 근무하는 부산의료원에서 접촉한 사람은 의료진과 환자 등 856명으로 조사됐다. 856명 가운데 이날까지 파악한 밀접접촉자는 96명인데 부산시 방역당국은 856명 모두의 전수검사를 벌이고 있다. 다행히 검사를 끝낸 835명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역학조사팀은 간호사가 부산의료원 확진환자한테서 먼저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16일 직장검진과 18일 코로나19 검사에서 폐렴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지난 4일 전후에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후 아버지에게 전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보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왜 감염됐는지 확인하겠지만 보호복을 벗을 때 실수가 있지 않았나 의심된다”며 “부녀가 접촉한 이들이 많아 초긴장을 하고 있다. 지역감염이 확산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감염자를 찾아내 확산을 막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