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 환경단체가 낙동강 하구의 다리 건설을 반대하는 걷기 행사를 진행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2일 ‘지구의 날’ 50돌을 맞아 부산 환경단체가 낙동강 하구 다리 건설을 반대하는 걷기 행사에 나섰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등 환경단체는 20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부터 22일까지 낙동강 하구를 돌아보는 도보순례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구의 날은 세계 환경단체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해마다 4월22일을 지정해 만든 환경보호의 날이며, 올해로 50돌을 맞았다.
이들 단체는 “대저대교 등 다리 건설 현장은 법정보호종인 큰고니의 핵심 서식지다. 여러 대교가 건설되면 낙동강 하류의 철새 서식처는 사라진다. 기후 위기의 근본 원인은 이런 난개발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이들 단체는 또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난개발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지만, 실효성이 없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제시한 환경영향평가 제도 혁신 등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시가 제출한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 진위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지금이라도 부산시는 다리 건설이 큰고니 등 철새 서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지 엄밀하고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호열 부산하천운동본부 대표는 “개발 중심의 사회 구조가 기후변화를 일으켰다고 본다. 지속가능한 미래 삶 보장을 위해서 낙동강 하구의 난개발은 막아야 한다. 부산시는 환경을 훼손하는 정책을 철회하고, 환경과 아우러지는 특단 조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부산시청에서 출발해 대저·엄궁·장락대교의 건설 현장에 들러 환경보전 촉구 행사를 연다. 21일에는 부산에서 경남 진해까지 도보순례를 진행하고, 22일 경남 진해에서 창원에 있는 낙동강유역환경청까지 걷기 행사를 이어간 뒤 낙동강 다리 건설 반대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낙동강을 오가는 교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낙동강 하구에 대저대교 등 10개의 다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철새 서식처 파괴, 환경 훼손 등을 우려해 부산시에 합리적 판단을 요구하며 다리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