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에서 코로나19가 확산추세를 보여 방역당국이 확산방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경북 예천군 예천읍에 자리 잡은 예천군청. 예천군 제공
경북 예천군의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열흘 동안 35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다. 최초 확진자에서 6차 감염자가 발생할 정도로 빠르게 번지고 안동시와 문경시 등 예천군 주변까지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경북도와 예천군은 19일 “노인회 행복 도우미로 활동하는 ㄱ씨(48·여)가 지난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곧바로 일가족이 감염되면서 열흘 동안 3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ㄱ씨는 9일 확진 판정과 동시에 아들(19)과 남편, 시어머니, 직장 동료 등 4명한테 전염시켰다. 다음날인 10일 감염된 아들의 친구 3명이 확진됐고, 그 다음날인 11일에는 ㄱ씨와 접촉한 여성(65), ㄱ씨 아들이 방문한 식당의 종업원 여성(42), 아들 친구의 친구(20) 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5일에는 예천군 예천읍에서 10여㎞ 떨어진 경북도청 새도시 공무원아파트에서 일가족이 감염돼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경북교육청 등 48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 3200여명과 가족 등 2만2천여명이 상주하는 새도시에 비상이 걸렸다. 또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일곱살 어린이는 최초 감염자인 ㄱ씨의 6차 감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최초 확진자인 ㄱ씨가 자신의 아들이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대구시와 경산시 등지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했지만 첫번째 전파자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학동 경북 예천군수가 코로나19 확산방지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예천군 제공
열흘 동안 3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경북도와 예천군은 17일부터 안동시와 예천군, 새도시에 긴급행정명령을 발동해 피시방, 노래방, 목욕탕 등 고위험 집단시설·업소에 영업정지를 권고했다. 또 19일까지 추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6일까지 일주일 연장했다.
구자숙 경북도 감염병관리팀장은 “예천군에서 감염 속도가 빠르게 번지던 중 최근 사흘 동안 확진자가 2명에 그쳐 잠시 주춤하는 듯하다. 앞으로 2∼3일 더 상황을 지켜봐야 확산 추세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월 예천군 부군수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경북도청 새도시에서 15일 이후 182건을 검사했지만 양성이 나온 사람은 없었다. 요양시설 등 일부 고위험시설은 이미 코호트 격리 중이다. 소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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